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포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이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출처=연합]
한국 재계가 첨단산업 전반에서 협력 확대 물꼬를 튼 가운데 곧바로 베트남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아시아 공급망 벨트' 구축에 속도를 낸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한국의 3대 교역국인 베트남을 축으로 핵심 광물, 인공지능(AI), 인프라 등 분야에서 전략적 경제 협력 체계를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22일 재계 따르면 이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은 인도 국빈 방문을 마친 직후 베트남 하노이로 이동해 3박 4일간의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지난해 8월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방한 이후 이뤄지는 답방으로 양국 간 전략적 경제 협력을 고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이번 일정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거 동행한다. 이들은 오는 23일(현지시간)로 예정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교역·투자 확대는 물론 AI, 에너지 전환, 공급망 안정 등 핵심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한국 기업의 글로벌 생산기지이자 핵심 공급망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정부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원전과 북남 고속철도 등 대형 국책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 확대를 추진한다. 오는 2030년까지 양국 교역액 1500억 달러(한화 약 221조) 달성을 위한 협력 기반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델리 총리 청사에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주최 오찬 및 한-인도 경제인 대화에서 모디 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
◆글로벌 사우스 전략 가속…생산·투자·서비스 현지화 강화
아울러 핵심 광물 공급망, 에너지 안보,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제도적 협력 틀을 마련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경제 파트너십' 수준으로 격상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각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기반한 '전략적 맞춤 협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인도와 베트남을 양대 생산 거점으로 삼고 있는 만큼 이번 순방을 계기로 반도체·스마트폰·디스플레이 등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협력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지 IT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증가, AI와 차세대 통신 등 신사업 영역에서도 협력 범위를 넓힐 가능성이 제기된다.
LG그룹은 인도를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신흥·개발도상국) 시장을 전략적 핵심 축으로 삼는 '글로벌 사우스 2.0' 전략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번 순방을 통해 현지 완결형 사업 구조 구축과 추가 투자 확대 방안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판매·서비스를 현지에서 일괄 처리하는 체계를 강화해 신흥시장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SK그룹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에너지와 반도체 소재, 데이터 인프라 분야 협력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LNG 터미널과 가스복합발전소 등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비롯해 배터리와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도 현지 정부 및 기업과의 협력 강화가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베트남 공식 만찬에서 또 럼 베트남 당 서기장 부부와 건배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혜경 여사, 럼 서기장, 이재명 대통령, 응오 프엉 리 여사. [출처=연합]
◆인도서 확보한 협력 성과 기반…동남아로 경제외교 '확장'
앞서 인도에서 재계 인사들은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다수의 전략적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행사장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파트너십' 포럼에는 이 대통령과 함께 삼성,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HD현대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이 총출동했다. 양국 기업 간 협력 확대를 위한 총 20건의 민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산업 전반에 협력 기반이 구축됐다.
구체적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인도 현지 조선소 설립을 위한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현대자동차는 TVS 모터와 친환경 3륜 전기차 공동 개발에 나섰다. 포스코홀딩스는 연간 600만톤(t) 규모 일관제철소 설립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에 합의하면서 인도 철강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너지와 디지털 분야 협력도 병행됐다. GS건설은 풍력발전 리파워링 사업 협력에 나섰고, 네이버는 타타컨설턴시서비스(TCS)와 AI·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전환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
실질적인 성과도 뒤따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공동으로 진행된 행사에서는 의료기기·소비재 등 분야에서 총 14건, 약 4800만 달러(한화 약 709억) 규모의 수출 계약이 체결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인도 협력 기반에 베트남 확장이 더해지면서 한국 기업들이 '인도-베트남' 공급망 축을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경제 안보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데 주요 기업들이 생산·투자·기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복합 동맹' 전략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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