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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많아도 이것 없다…中∙인니 월드컵 출전 단 1회, 인도 0회 왜
중앙일보
지난 2024년 9월,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역전패 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 중국 국가대표 선수들. 신화=연합뉴스
인구 규모가 곧 축구 실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다시 한번 입증됐다.
영국 BBC는 4일(현지 시간) ‘인구가 가장 많은 10개국 중 8개국은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인구 대국들의 부진 원인을 심층 분석했다.
인도·중국·미국·인도네시아·파키스탄·나이지리아·브라질·방글라데시·러시아·에티오피아 등 세계 10대 인구 대국 중 이번 대회 본선 무대를 밟은 나라는 개최국 미국과 전통 강호 브라질 단 두 곳에 불과하다.
인도네시아와 중국은 역대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가 각각 단 한 번에 그쳤다. 세계 최다 인구국인 인도를 비롯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에티오피아는 아직까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이론적으로는 인구가 많을수록 재능 있는 선수를 발굴할 잠재적 인재풀이 넓지만, 현실은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역대 월드컵 우승국 8개국 중 우루과이를 제외한 7개국(브라질·아르헨티나·잉글랜드·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은 비교적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경제학자 스테판 시만스키는 인구는 성공을 결정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고 짚었다.
시만스키는“축구는 국가 경제가 돌아가는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며 “성공하려면 사람이 필요하지만, 훈련 시설이나 인재 발굴 시스템 같은 자본과 인프라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오랜 기간 축구 생태계를 주도하며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 이른바 ‘축구 DNA’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는 이례적인 사례로 언급됐다.
인구 대국들이 축구 변방에 머무는 구체적인 원인은 국가별로 다양했다. 에티오피아는 자국 리그를 치를 제대로 된 경기장조차 부족할 정도의 투자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인도는 국민 스포츠인 크리켓에 밀려 축구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자본 투자가 현저히 떨어지는 점이 원인으로 꼽혔다.
가장 눈길을 끄는 사례는 중국이다. 중국은 올림픽 무대에서는 최강국으로 군림하고 있지만, 남자 축구에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본선 진출에 연거푸 실패하고 있다.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대회에서도 아시아 지역 예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중국 축구를 오래 취재해 온 마크 드레이어 기자는 “중국이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하지 못할 이론적인 이유는 없다”면서도 “모든 것이 국가에 의해 통제되는 사회체제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중국은 2010년대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유럽과 남미의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며 리그 수준을 올리려 했지만 성과가 없었던 이유 역시 전문가가 아닌 정치적 개입이 축구 행정을 좌우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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