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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형일·신현송 첫 회동…재정·통화 ‘엇박자’ 속 정책 공조 시험대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취임 엿새 만인 28일 한국은행을 찾아 신현송 한은 총재를 만나 재정·통화 정책 공조를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다만 정부는 재정 지출을 늘리고 한은은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리는 상황이라 두 정책의 효과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형일·신현송 첫 회동…재정·통화 ‘엇박자’ 속 정책 공조 시험대

이형일(앞줄 오른쪽)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신현송 한은 총재의 안내를 받고 있다. 조태형기자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취임 엿새 만인 28일 한국은행을 찾아 신현송 한은 총재를 만나 재정·통화 정책 공조를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다만 정부는 재정 지출을 늘리고 한은은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리는 상황이라 두 정책의 효과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총리는 이날 “한국은행을 우리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위해 함께 논의하는 중요한 정책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며 “서로 긴밀히 더욱 소통하고 지혜를 모으기 위해 취임 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뵙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재정과 통화 정책의 엇박자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두 수장이 만난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한은은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올려 긴축 기조를 강화했다. 반면 정부는 내년 예산을 사상 첫 800조 원대로 편성해 확장재정을 추진하고 있다. 재정이 물가를 자극하면 통화긴축의 효과가 약해질 수 있어 정책 조합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 부총리는 후보자 시절 정책 조합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지난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그는 한은의 금리 인상에 대해 “반도체 호황으로 막대한 유동성이 해외로부터 경상수지를 통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방향성에서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화긴축으로 부담이 커지는 취약차주는 재정으로 선별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능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다만 이날 모두발언에서는 두 수장의 미묘한 시각 차이가 드러났다. 이 부총리는 물가·성장·금융안정을 ‘공동의 목표’로 제시하고, 금융·외환은 물론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시장까지 통합적으로 점검해 위험 요인에 조기 대응하자고 했다. 성장과 시장 안정을 함께 놓고 정책 공조의 범위를 넓힌 것이다.

반면 신 총재는 “각자의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필요할 때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부동산 등 자산시장까지 공조의 범위를 넓힌 반면, 한은은 물가와 금융안정을 중심에 둔 셈이다.

이번 회동과 관련해 경제 정책과 통화 정책을 책임지는 두 수장의 만남이 잦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998년 한은법 개정 이후 정부 경제수장의 한은 공식 방문은 2009년 윤증현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다섯 차례에 그쳤고, 2019~2023년에는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에는 구윤철 전 부총리,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에 이어 이 부총리까지 약 1년 사이 세 차례 경제수장이 한은을 찾았다.

한은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시장 위험을 공유하고 대응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재정·금융정책과 통화정책의 역할까지 하나로 묶어 운용하는 것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며 “정부와 한은의 소통이 늘어날수록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양 기관의 역할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소통이 늘어난 만큼 정책 공조의 범위와 역할을 분명히 하는 것이 과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 당시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정부의 통화정책 개입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공조할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정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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