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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태희의JOB채(91)] 삼성전자·하이닉스 흔드는 3대 변수…전쟁·AI·반...

단기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까지 동반 급락하며 시장의 중심축이 흔들리고 있다. 증시는 이제 일시적 변동성을 넘어 구조적 하락 국면 진입 여부를 가늠하는 단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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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의JOB채(91)] 삼성전자·하이닉스 흔드는 3대 변수…전쟁·AI·반도체 사이클의 충돌

이태희

입력 : 2026.03.31 19:25

ㅣ 수정 : 2026.03.31 19:25

중동전쟁 장기화, 글로벌 유동성 흔든다

AI 기술변수, 반도체 수요구조 위축시켜

반도체 사이클, '호황의 역설' 작동되나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인] 중동전쟁 발발 이후 요동치던 코스피가 결국 하락 흐름을 굳히는 양상이다. 단기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까지 동반 급락하며 시장의 중심축이 흔들리고 있다.

증시는 이제 일시적 변동성을 넘어 구조적 하락 국면 진입 여부를 가늠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코스피는 31일 급락하며 5100선이 붕괴됐다. 전 거래일 대비 3.66%(192.96포인트) 하락한 5084.34를 기록했다. 특히 ‘AI 랠리’를 주도해온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가 4.25% 하락한 16만8800원, SK하이닉스가 6.3% 급락한 81만8000원으로 밀리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 같은 충격 속에 3월 한 달 동안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총 840조9529억 원 감소했으며, 이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만 371조9574억 원이 증발해 전체 감소분의 44.2%를 차지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 AI 관련 기술 변수 등 복합적 요인이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향후 시장 방향은 중동 전쟁 전황 및 미국 지상군 투입 여부, 미국내 반도체 전망 등과 맞물려 요동칠 전망이다.

주요 외신 및 증권사 보고서 등을 종합할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과 관련해  3가지 변수가 번갈아 작용하는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미국발 반도체 한파가 지속성을 갖는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이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반도체 종목은 일제히 급락했다. 마이크론 –9.88%, 샌디스크 –7.04%, 인텔-4.50%, AMD –2.95% 등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23%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D램 현물 가격이 하락하는 등 반도체칩 상승지속 여부가 불안을 줬다”며 “여기에 최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올해 글로벌 PC 및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9.2%에서 –14.8%로 크게 하향 조정한 점도 부담이 됐다”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 급등으로 가격이 상승하자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는 등 시장 전체에 부정적인 순환이 형성됐다”고 꼽았다. 이는 향후 반도체 수요 둔화 가능성을 높인다는 관점이다.

이 주장은 ‘호황이 불러온 역풍 효과’로 개념화가 가능하다. 문제는 이번 조정이 단순한 가격 변동이 아니라, 반도체 사이클의 전환 신호일 가능성이다. 그동안 AI 수요에 기반한 메모리 가격 급등은 기업 실적과 주가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 왔다.

그러나 가격 상승이 최종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는 ‘수요 파괴’ 국면이 시작될 경우, 이 구조는 빠르게 역전될 수 있다. 특히 PC·스마트폰 수요 둔화가 현실화될 경우 범용 메모리 수요가 약화되면서, AI 중심의 고부가 제품만으로는 전체 업황을 지탱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이번 하락은 단기 조정이 아니라 반도체 산업이 ‘초호황 구간’을 지나 정상화 국면에 진입하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점에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둘째, AI기술 변수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를 뒤흔든 핵심 변수는 중동 전쟁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발 인공지능(AI) 기술 변화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특히 구글이 지난 24일(현지시간) 공개한 ‘터보퀀트(TurboQuant)’는 AI 산업의 근간을 이루던 메모리 수요 구조 자체를 흔들 가능성을 제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의 주가에 직접적인 충격을 가했다고 볼 수 있다.

터보퀀트는 대형 언어모델(LLM)의 연산 과정에서 필수적인 ‘KV 캐시’ 메모리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압축 알고리즘이다. 구글은 이 기술을 통해 메모리 사용량을 기존 대비 최대 6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처리 속도는 최대 8배까지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AI는 더 이상 메모리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지금까지 반도체 산업의 성장 논리는 ‘데이터 증가 → 연산 증가 → 메모리 수요 폭증’이라는 구조였다. 실제로 AI 데이터센터 확대는 DRAM과 HBM 수요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호황을 이끌어왔다.

공급을 압도하는 폭발적 수요 증가가 반도체 기업이 역사적 호황을 즐기게 된 근본 원인이었다. 최태원 SK회장은 최근 “HBM영업이익률은 60%, D램 영업이익률은 80%”라고 언급한 바 있다. 과거 어떤 산업도 누리지 못했던 영업이익률이다. 덕분에 SK하이닉스는 임직원들에게 역대급 성과급을 지급하고, 삼성전자 노조는 총파업을 무기로 삼아 ‘무제한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터보퀀트가 이 같은 반도체 호황의 원인에 상당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가설이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터보퀀트가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호황의 신동력이 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31일 SK하이닉스와 관련, “중동 긴장 고조 및 구글 터보퀀트 이슈로 인한 단기 주가 조정은 유의미한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70만원을 유지했다.

또 “구글 터보퀀트와 같은 AI 효율화 기술은 AI 추론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연산량 증가와 메모리 탑재량 확대를 유도하며 전체 AI 수요 증가를 가속화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1860년대 증기기관 효율 개선 이후 석탄 수요의 증가, 1990년대 인터넷 도입 이후 종이 사용량 급증 등의 사례처럼 효율 개선이 오히려 수요를 확대시키는 ‘리바운드 효과’가 AI산업에서도 재현될 것이라는 논리이다.

셋째, 30일째를 넘기고 있는 중동전쟁은 글로벌 증시의 향배를 좌우하는 ‘상위 레벨 변수’로 고착화되고 있다. 협상과 군사적 압박을 병행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략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넘어 글로벌 자산 가격의 방향성까지 좌우하는 국면이다.

특히 미국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은 중동전쟁의 성격을 단기 충돌에서 장기전으로 전환시키는 신호로 시장에서 인식되고 있다.

사태의 핵심은 트럼프의 ‘이중전략’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합의가 조기에 도출되지 않으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유정, 하르그섬, 담수화 시설을 폭파해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다"고 언급, 자신이 제시한 4월 6일 협상시한을 앞두고 압박 강도를 끌어올렸다.

동시에 같은 날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진지한 논의를 통해 큰 진전을 이뤘다,아마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합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지상군 투입 시나리오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미 육군 최정예 제82공수사단 병력 수천 명이 이날 중동에 도착하기 시작했다고 주요 외신들은 보도했다. 지난 27일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 중이던 제31해병원정대(MEU) 소속 2500명을 포함한 해병대·해군 병력 3500명도 중동에 도착했다. 미국에서 출발한 제11해병원정대 소속 해병대 수천 명도 중동을 향해 출발했다.

제82공수사단과 해병대 병력의 중동 배치는 단순한 억지력을 넘어, 필요 시 지상작전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는 전쟁이 단기간에 종결되기보다는 일정 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러한 전쟁 장기화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를 추진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이 흔들릴 경우, 유가 급등 추세는 불가피하다.

이는 곧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경로 재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전쟁 장기화는 유가 상승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이는 금리 경로를 재상승시키며 기업의 설비투자와 반도체 수요를 동시에 위축시키는 연결고리로 작용한다.

결국 중동전쟁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넘어, 글로벌 유동성을 위축시키고 밸류에이션(valuation) 하락을 유발하는 구조적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증시, 특히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 기업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자금 흐름과 반도체 사이클에 가장 민감한 종목이다. 전쟁 장기화는 외국인 자금의 위험 회피 성향을 강화시키며, 이는 코스피에서 가장 먼저 삼성전자에 매도 압력으로 반영된다. 동시에 유가 상승과 금리 불확실성 확대는 기술주 밸류에이션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트럼프의 발언과 행보는 실제 전면전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계산된 긴장’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협상 진전을 언급하면서도 ‘초토화’ 발언을 병행하는 방식은 과거 그의 협상 스타일과 유사하다. 만약 협상이 일정 수준에서 타결될 경우, 현재의 지정학 리스크 프리미엄은 빠르게 축소될 수 있으며 이는 반도체를 포함한 위험자산의 반등 트리거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핵심은 ‘지상군 투입 여부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한 전쟁의 장기화 여부이다.

결국 반도체 업황, AI 기술 변화, 중동전쟁이라는 세 가지 변수는 서로 다른 속도로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단기적으로는 전쟁이 유동성과 투자심리를 흔들지만, 중기적으로는 반도체 사이클이, 장기적으로는 AI 기술 변화가 주가의 방향을 결정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 세 축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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