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총재가 10일 금리 동결 후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 시점에서 중동 사태가 종결된다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작다고 말씀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당장 2주 뒤도 예측할 수 없는 중동 정세가 우리 경제의 변수라고 짚었다.
이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이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그는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하며 이달 임기 만료 전 마지막 금통위를 마쳤다.
정부의 전쟁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해 이 총재는 "부채를 통해 조달된 것이 아니라 초과 세수를 이용한 것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추경 내용을 보면 지방 교육 재정 교부금으로 4.8조원이 들어간다. 초과 세수를 경기 대응 등이 아니라 교육 예산으로 쓰는 것이 바람직한지 추가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최근 원·달러 환율 흐름에 대한 진단도 내놨다.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 2월 미국-이란 전쟁 이후 치솟으며 1500원을 돌파한 적이 있다. 이후 양측이 '2주 휴전'에 합의하며 1480원선까지 내려 앉았지만 금리 차, 고유가 등으로 변동성은 높은 편이다.
그는 "작년 4분기의 경우 개인투자자의 해외 투자가 3배 가량 급증하면서 환율 변동을 이끌었다면, 올해는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1~4월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 규모는 478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준(70억 달러)의 7배에 달한다.
다만 그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커 외화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이달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해외 자금 유입 가능성이 커졌고 개인 투자자의 해외 투자도 감소세며, 올해 국민연금 해외 투자 또한 줄이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중동 사태가 안정되면, 그 이전에 환율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올라간 만큼 더 빠르게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 수준을 과거와 비교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그는 "달러 인덱스(DXY)에 비해 원화가 얼마나 절하 혹은 절상됐는지를 보는 것이 거시 경제적으로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달러 인덱스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다.
그는 지난 환율에 대해 "1400원대 초반이 될 때까진 달러와 같이 움직이고 달러에 의해 움직였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며 "다만 그 이후 작년 연말에 DXY보다 훨씬 더 빠르게 움직인 부분, 최근 중동 사태 이후 아시아, 특히 한국과 일본 등이 달러에 비해 많이 움직인 부분에 대해 정책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이 총재는 차기 한은 총재 후보자인 신현송 전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증 사업 '프로젝트 한강'을 새 총재가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길 바라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2차 프로젝트 한강이 시작됐고, 지금 변화 없이 원래 계획한 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디지털 통화, AI(인공지능) 등 분야를 BIS에서 수년간 전문적으로 하셨던 새 총재가 오시기 때문에 더 발전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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