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임현동 기자. 2026.07.09.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영화 ‘암살자(들)’에 대한 정치권 논란을 두고 “영화가 역사를 왜곡한 것이 아니라 정치권이 영화를 왜곡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이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가급적 정치의 개입을 삼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가 출연 배우와 창작자에 대한 도를 넘는 폭력적 상황들이 이어지고 정치권의 무리함도 더는 안 되겠다 싶어서 혼자 영화관을 다녀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 영화는 명백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관여 가능성을 영화적 상상력의 범주에도 넣지 않았다. 누가 감히 사랑하는 아내를 권력의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단 말인가”라며 “아무리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는 나이지만, 박통 가족들의 애정과 그 가족관계에 대한 내 기억과 정서 안에서는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상상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또 “혹여 영화에서 그런 여지를 넣고자 했다면 감독으로서는 관객에게 설명과 빌드업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영화 안에서 박통과 육영수 여사가 등장하는 장면은 몇십 초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이 의원은 “이 영화를 보고도 ‘박통의 관여 가능성’을 떠올린다면, 그리고 감독이 이러한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한다면 둘 중에 하나”라며 “그렇게 생각하는 당신이 박 대통령 가족관계에 대하여 왜곡된 인식과 정서를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감독이 스스로 의도한 바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 연출 졸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둘 다 아님은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솔직하시라. 영화에서 싫고 불편한 것은 따로 있는 게 아닌가”라며 “박정희 정권의 긴급조치 등으로 상징되는 장기독재, 중앙정보부의 폐해, 언론탄압 등이 다시 언급되는 게 싫었던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 국민의힘이 이번 문체위 국정감사에 ‘암살자(들)’ 감독 등의 출석을 요구한 데 대해선 “이 영화를 국감장에 끌고 오는 일도 창작에 대한 재갈”이라며 “문체위원장으로서 단호히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영화를 본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내 머릿속에 각인된 박정희 대통령의 가족에 대한, 특히 육영수 여사에 대한 각별함과 애정을 떠올린다면, 그런 상상을 감히 하지 못한다”며 “이 영화를 비난하는 이들이야말로 스스로 박정희 대통령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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