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 경주 APEC CEO 서밋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SG경제신문=김제원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삼성 오너 일가가 약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이달 중 모두 납부할 예정인 가운데, 5년에 걸쳐 진행된 ‘이건희 유산’ 정리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홍라희, 이부진, 이서현 등 삼성일가는 이달 마지막 상속세 분납금을 납부할 예정이다. 고(故) 이건희 회장은 2020년 별세 당시 주식과 부동산, 미술품 등을 포함해 약 26조원 규모의 재산을 남겼고, 이에 대해 약 12조원의 상속세가 부과됐다.
가족들은 한 번에 세금을 내기 어려운 규모였던 만큼, 2021년부터 5년에 걸쳐 총 6번에 나눠 내는 ‘연부연납’ 방식을 선택해 지금까지 납부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 회장은 상속세를 마련하는 방식에서 다른 가족들과 차이를 보였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나 삼성물산 등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다. 대신 계열사에서 받은 배당금과 일부 대출 등을 활용해 세금을 납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보유 주식 수는 9741만 4196주로, 2021년 이후 지금까지 변동이 없으며, 지분율은 회사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
또한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상속 이전 0.70%에서 현재 1.6%대 중반으로 높아졌고, 삼성물산 지분 역시 17%대에서 22% 수준까지 확대됐다. 삼성생명 지분도 10%대로 증가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이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결과로 보고 있다.
가족별로 부담한 상속세 규모를 살펴보면, 홍라희 명예관장이 약 3조 1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이재용 회장은 약 2조 9000억원, 이부진 사장은 약 2조 6000억원, 이서현 사장은 약 2조 4000억원을 각각 부담했다.
이처럼 막대한 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족들은 서로 다른 방법을 택했다.
홍 명예관장과 이부진·이서현 사장 등 세 모녀는 자신들이 보유한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SDS 등의 주식을 일부 팔거나, 주식을 맡기고 자금을 확보하는 신탁 계약을 활용했다. 실제로 이들은 2021년 이후 지금까지 총 16차례에 걸쳐 계열사 주식을 매각했고, 이를 통해 확보한 금액은 약 7조 2833억원에 이른다.
특히 올해 1월에는 홍 명예관장이 삼성전자 주식 1500만주를 매각하기 위한 신탁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계약 당시 기준으로 약 2조 850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자금 역시 상속세 납부와 기존 대출 상환 등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삼성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낮아졌다.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 명예관장의 경우 2021년 말 2.3%였던 지분율이 지난해 말에는 1.49%로 줄었고, 이부진 사장은 0.93%에서 0.71%로, 이서현 사장은 0.93%에서 0.77%로 각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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