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용산기지 부지 중 일부인 용산어린이정원에 임대주택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9일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 부지 뒤편으로 아파트가 보인다. 정효진 기자
정부가 이르면 13일 도심 유휴부지를 총동원해 최대 5만 가구 규모의 추가 주택 공급지를 발표한다. 서울의 준공업지역들과 용산어린이정원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후보지 선정에 그치지 않고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실행력’을 보여줘야 주택시장 안정이란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청와대·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 신규 공급지와 금융 대책을 담은 종합 부동산 대책을 이르면 13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준공이 1만2251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9420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신규 아파트 공급이 끊긴 상황에서 이에 대한 타개책을 요구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6시간 동안 2차 정책 점검회의를 열고 부동산 공급 대책 막판 점검을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가용한 주택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주문한 만큼 올초 ‘1·29 공급 대책’ 때 포함되지 않았던 신규 공급지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공급 대책에는 서울 내 준공업지역 주택 공급 방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준공업지역이란 공업지역이지만 아파트나 상가 등도 함께 지을 수 있는 용도지역을 뜻한다. 영등포구 문래동·양평동, 구로구·금천구 일대, 성동구 성수동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서울시는 서울 준공업지역 32곳의 용적률을 상향해 2만5000세대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정부가 추가로 규제를 완화해 공급 물량을 확대하고 사업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용산어린이정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여의도 부지 등이 신규 공급 후보지로 거론된다.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을 비롯해 강남구 세곡·자곡동, 수서차량기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등 강남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공공택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가장 큰 난관은 신규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마다 쏟아지는 주민 반발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공급 대책에 포함됐다 결국 주민 반대에 부딪혀 좌초했던 서울 노원구 태릉CC가 대표적이다. 추가 공급지로 검토되고 있는 용산어린이정원 역시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는 뜻을 담아 정원 입구에 수십개의 근조화환을 보내고 있다.
정부가 용산기지 부지 중 일부인 용산어린이정원에 임대주택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9일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 입구에 근조화환이 놓여있다. 정효진 기자
지자체 및 이해관계자와의 갈등도 변수다. 과천 경마장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에 대해서는 과천시와 마사회가 경마장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과천시가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마장이 이전하면 수백억원대의 세수가 줄어들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역시 국토부는 1만 가구 공급을 주장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인구 과밀화 등을 이유로 최대 8000가구를 주장하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용산어린이정원에 대해서도 오세훈 서울시장과 용산구청 모두 불가 방침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추가 후보지 발굴도 중요하지만, 기존 발표된 후보지에서 ‘실행력’을 보여주는 것이 주택 시장 안정화 측면에서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114리서치랩장은 “정부가 새로운 공급지를 찾기보다는 기존 발표안에서 용적률을 올려 물량을 늘리거나 속도를 내는 것이 현실적인 대책”이라며 “기존 공급 대책의 공기를 2~3년 단축해 ‘3년 뒤에 주변 시세보다 싸게 공급할 테니 기다려달라’는 명확한 플랜을 제시해야 시장이 안심한다”고 말했다.
과천 중앙공원에서 열린 ‘과천 사수 범시민 총궐기대회’에 참여한 시민과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원들이 1·29 대책에 반대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과천 사수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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