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조 단위 투자 발표 예고…공급망·핵심광물 협력 본격화
“선택 아닌 필수 시장”…인도·베트남서 투자 확대 승부수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국빈 방문(19~24일)에 맞춰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이 19일 잇따라 출국하며 대규모 경제사절단 행보를 본격화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오전 11시께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먼저 출국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오후 1시 5분께 백팩을 멘 평소 차림으로 출국장에 들어섰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오후 1시 40분께 김원경 삼성전자 글로벌대외협력실장과 함께 인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회장은 경제사절단에 임하는 각오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 없이 미소만 지은 채 출국장으로 들어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베트남 일정에만 참여할 예정으로, 이 대통령이 베트남에 도착하는 21일 전후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는 이번 순방을 위해 총 200명 안팎의 경제사절단을 구성했다. 대한상의는 베트남 일정을, 한경협은 인도 일정을 각각 맡아 비즈니스 포럼과 현지 정·재계 행사, MOU 체결 등을 주관한다. 인도와 베트남 순방 일정에 모두 동행하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지난주 미리 출국해 현지 일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베트남,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
이번 순방의 첫 행선지인 인도는 연평균 경제 성장률 7%에 달하는 글로벌 사우스의 선도국으로, 14억 인구의 거대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20일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MOU 체결과 공동언론발표,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을 가속화해 2030년까지 교역액 500억 달러 달성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베트남은 중국·미국에 이은 한국의 3대 교역국으로, 21일 하노이로 이동한 이 대통령은 22일 또 럼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23일에는 레 민 흥 총리, 쩐 타인 먼 국회의장과 연쇄 회동하고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한다.
◆기업별 투자 확대 기대감 고조
각 그룹은 이번 순방을 사업 확대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을 스마트폰 생산의 핵심 기지로, 인도를 차세대 제조 허브로 삼는 ‘투트랙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순방 기간 삼성전기의 반도체 기판 공장 투자와 삼성전자의 첨단 패키징 공장 투자 등 조 단위 규모의 베트남 추가 투자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인도 진출 30주년을 맞아 현지 생산·판매 확대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인도 판매 2위 완성차 업체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추가 투자 확대도 검토 중이다. LG그룹은 인도 가전 생산 확대와 베트남 전장 사업 강화를 동시에 추진 중이며, LG전자 인도법인의 현지 증시 상장을 통해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SK그룹은 베트남에서 LNG 터미널과 가스 발전소 등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인도와 베트남은 단순한 생산 거점을 넘어 소비 시장으로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번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공급망 안정화와 핵심 광물 협력, 현지 투자 확대 등 경제 협력의 질이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중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인도·베트남은 우리 기업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 시장이 됐다”며 “총수들이 직접 발로 뛰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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