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지철'로 불리며 충남 교육 정책 설계
교사→장학관→교육장 등 현장·행정 강점
이병도 충남교육감 후보자. 김다소미 기자.
이병도 충남교육감 후보자는 자신을 두고 “지금 당장 일할 수 있는 후보”라고 규정한다. 교사, 전교조 전임자, 장학관, 교육국장, 천안교육장까지 이어진 교육 현장과 행정 경험 전체를 근거로 내세웠다.
그는 1일 <디트뉴스>와 만나 “교육의 본질은 결국 사람을 만드는 일”이라며 “교사로 약 28년간 아이들을 직접 만나며 성장시키는 역할을 해왔고, 교육감이 된다면 충남의 모든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충남의 아이들이 행복하게 생활하고 스스로 미래를 개척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하는 교육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즉시 실행 가능한 경험’을 꼽았다.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해 교사가 된 개인사부터 인천 공단지역 학교, 제물포고·인천고, 충남 농어촌 교육, 도시 과밀학교 문제까지 폭넓게 경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인천 서구 가좌동 학교에서 한국타이어, 영창악기 노동자 가정의 아이들과 3년 반을 함께했고, 이후 서울대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까지 다양한 계층을 경험했다”며 “그 과정에서 전교조 활동도 하며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구조와 제도까지 고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교사 28년 반, 전교조 전임 5년, 이후 장학관·교육국장·천안교육장을 맡으며 농어촌 교육부터 도시 과밀 문제까지 직접 다뤘다”며 “다른 후보들이 정책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면 저는 당선 즉시 바로 현안 대응이 가능하다. 이미 머릿속에 축적된 경험과 데이터가 있다”고 했다.
“김지철 12년 공과 모두 함께 진다”
이 후보는 자신이 사실상 ‘포스트 김지철’로 불리는 배경을 부인하지 않았다. 12년간 충남교육 정책 설계의 핵심 실무를 맡아온 만큼, 성과와 한계를 함께 평가받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인식이다.
그는 “김지철 교육감의 후계자 이미지라는 평가에 공감한다. 공도 함께 나누고 싶고, 과도 함께 받는 게 맞다”며 “12년 동안 옆에서 정책 입안을 맡았던 유일한 사람으로 상당 부분 책임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 12년에 대해서는 세 단계로 평가했다. 첫 4년은 조직 안정화, 다음 4년은 혁신교육 확산, 마지막 4년은 미래교육 투자였다는 설명이다.
이 후보는 “12년 전 충남교육은 교육감 연속 낙마와 수사 등으로 조직 자체가 크게 흔들린 상태였다”며 “당시에는 조직 안정과 청렴 회복이 우선이었고, 동시에 고교 평준화와 혁신학교 도입을 추진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혁신은 있었지만 교실 변화는 아직 부족
특히 천안 고교평준화, 마을교육공동체, 혁신학교 도입 과정에서 도의회 반대가 거셌다고 했다.
그는 “당시 의회 4분의 3이 현재 국민의힘 뿌리를 둔 정당이었고, 교육감은 상당히 오랜 기간 시달렸다. 고교 평준화도 한 차례 부결을 겪고 설득 끝에 이뤄냈다”며 “2018년 이후에는 무상급식, 무상교복, 유아학비 지원, 유치원 무상급식 확대 등 교육복지를 전국적으로 앞서 끌고 갔다”고 자평했다.
다만 미완의 과제도 분명히 짚었다. 그는 “혁신이 교실 안까지 완전히 들어가지 못했다. 결국 수업의 질 변화로 연결돼야 하는데 그 부분은 부족했다”며 “학교폭력, 교권 문제, 천안·아산 과밀학교 문제 역시 획기적으로 풀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과밀학교는 법만 보지 말고 상상해야”
이 후보가 가장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현안은 천안·아산 과대·과밀학교였다.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신설학교가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기존 틀만 반복한다. 법만 들여다보며 머뭇거릴 게 아니라 가능한 상상을 다 해야 한다”며 대안으로는 캠퍼스형 분산학교 개념을 제시했다.
본교 운동장은 공유하되, 별도 건물형 학습공간을 인근에 두고 일부 학년을 분산 운영하는 방식이다.
그는 “예를 들어 초등학교 1학년만 아파트 가까운 공간에서 수업하고 운동장은 본교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며 “능수초처럼 시설은 있는데 학생이 적은 학교는 과감한 특성화를 통해 다른 지역 학생도 오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종중학교 개교 지연 당시 초등학교 공간을 6개월 공유한 사례처럼 법이 안 된다고 멈출 것이 아니라 가능한 제도적 방식부터 열어야 한다”고 했다.
“농어촌 폐교보다 그룹화…농촌유학·목조주택 모델 확대”
농어촌 학교 해법으로는 ‘작은학교 그룹화’와 농촌유학 확대를 제시했다. 그는 “완전한 치유는 어렵지만 건강을 되찾듯 버텨야 한다. 농촌유학 사업은 이미 일정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천군 사례를 대표 모델로 들었다. 학교 인근 목조주택을 조성해 젊은 가족을 유입시키고 학생 수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그는 “서천 마산면은 지역소멸기금을 활용해 나무집 9채를 지었다. 입주 경쟁률이 높다”며 “집 몇 채만 채워도 학교 유지가 가능하다”고 했다.
또 “내포초를 중심으로 금마·배양·구항 등 작은학교를 예술·체육·국제교육 특성학교로 묶어 학생 이동형 공유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
“AI는 교육격차 줄이는 도구…교사가 AI 전문가 돼야”
AI 교육은 이 후보가 가장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미래교육 영역이다. “AI는 부모 배경과 지역 격차를 줄이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라며 “핵심은 교사가 AI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주배경학생 교육 현장을 사례로 들었다. 이 후보는 “신창초 같은 경우 한 반 학생 80%가 수업을 바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어폰 기반 AI 동시통역 시스템을 활용하면 55개국 언어 번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어나 수학시간에 그냥 앉아 있는 아이들을 줄이려면 AI 기반 교실 보조가 현실적”이라며 “선생님을 AI 활용 전문가로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진단했다.
“행정통합, 교육 논의 없이 가면 안돼…지역교원제 필요”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에 대해서는 원칙적 찬성이지만 교육 설계가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5극3특 방향은 긍정적으로 본다. 그러나 교육계 논의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행정통합을 먼저 이뤄낸 광주·전남 통합법안의 ‘지역교원제’를 주목했다.
그는 “신규 채용의 일정 비율을 지역 출신으로 선발해 열악한 지역에 배치하는 방식은 교육자치 확대 측면에서 의미 있지만 대전 학생이 충남 고교로 가는 문제, 교원 인사체계, 기존 기득권 보호 문제까지 얽혀 있어 일반 행정통합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마지막으로 충남형 인성교육 구상을 강조하며 “충남은 문화·역사 자산이 강한 지역이라는 특징을 살려 수학여행도 단순 관광이 아니라 지역 테마형 프로젝트로 바꾸고 싶다. 예로 보령 학생들이 이문구 문학과 탄광을 주제로 지역을 탐방하고 발표하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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