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처 직원들도 ‘이미 끝났어요’ 얘기한다” YTN 라디오 발언 인용 문제 삼아
언중위 정정에 손배 신청 방침…김종혁 전 최고위원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법원의 국민의힘 탈당 권고와 제명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국민의힘이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의 방송 인터뷰를 인용한 한겨레 보도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지난 27일 국민의힘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한겨레 기사 를 공유하면서 "해당 보도에 대해 언중위 제소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국민의힘은 이 기사를 두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익명 관계자를 악용한 허위보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적극 대응 방침"이라고 했다.
한겨레의 해당 기사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YTN 방송에서 한 발언을 전한 보도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YTN라디오 '김준우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당내 얘기를 들어보면 장동혁 대표가 거의 힘이 없다. 거의 사면초가"라며 "당 사무처 직원들도 '이미 끝났어요' 이런 얘기 많이 한다. 당 대표에 대해서 별로 뭘 이렇게 열심히 챙겨드리고 뭘 하는 그런 게 없어졌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상태는 제가 보기에는 그냥 무정부 상태"라고도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 방송에서 "여기저기서 (장 대표에게) 와 달라는 얘기도 하나도 없고 행사를 아예 못하잖나.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지난 25일 SBS 라디오에서 장 대표를 향해 "와서 도움이 되는 선거 지역이 단 한 군데도 없다"며 "서울에 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지난 26일 경기도를 방문하기로 계획했다가 전날 밤 일정이 취소된 적이 있다. 해당 방송 사회자인 김준우 변호사와 한겨레 기사도 이를 지적했다. 한겨레 보도 이전부터 다른 언론사들도 김종혁 전 위원의 같은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허위라며 언중위 대응 공지하더니 "발언자 실존해도 전체 의견 아냐"
한겨레는 이 같은 김종혁 전 최고위원의 방송 인터뷰를 인용했을 뿐,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하지 않았다. 이에 구체적인 제소 이유를 묻자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31일 "(해당 보도가) 김종혁 전 최고위원의 근거가 희박한 발언을 인용해 당과 당 사무처 직원의 명예를 훼손했기 때문"이라며 언론중재위에 정정보도와 손해배상 청구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김종혁 최고위원 발언 중 '직원들 '이미 끝났다''고 말한 부분을 허위라고 보고 있다"며 "'이미 끝났다'고 말한 직원이 실존하는지 여부를 증명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존한다 하더라도 개인 의견이 당 사무처 전체 의견을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며 "익명의 사무처가 실존하는지, 당 사무처 전체의 의견과 합치하는지 여부에 대한 사실확인 절차가 없었다"고 했다.
한겨레 측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기사를 작성한 한겨레 전광준 기자는 지난 30일 미디어오늘에 "통상의 라디오방송 인용 기사처럼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라디오에서 한 발언을 옮겼을 뿐, 기사에 따로 익명 관계자를 인용하지도 않았는데 국민의힘이 언중위에 제소한다는 이유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 "내가 한 얘기인데 무슨 '허위 익명'인가"
발언 당사자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같은날 통화에서 "내가 한 얘기인데 무슨 '허위 익명'인가. (제소) 의도를 잘 모르겠다"고 했다. 김종혁 위원은 "당이 지금 무정부 상태라고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평가에 해당하지 사실관계를 틀리게 적시한 것이 아니다"라며 "문제삼을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는데 왜 그렇게 얘기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종혁 위원은 이어 "당직자 중에서도 그렇게 ('이미 끝났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우리가 이대로 안 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되게 많다"며 "그게 왜 허위인가. 그런 얘기가 있다는 건 자기들도 알 것"이라고 했다. 그는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 언론중재위원회에 가 봤자 다 기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미디어국 "좌파 매체들, 국민의힘 음해성 보도 지속"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정치인의 공적 발언을 인용한 보도를 언론중재위에 제소하는 대응이 위축 효과를 낳을 수 있지 않느냐는 질의에 "민주당과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언론노조에 편향된 시각을 가진 한겨레, 미디어오늘 등의 좌파 매체들이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서 국민의힘에 대한 음해성 보도를 지속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과 당원을 모욕하는 매체, 특히 익명의 관계자를 참칭한 허위보도를 지속하는 매체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미디어오늘에 "답변 내용을 발췌 편집 없이 그대로 보도해주길 요청한다"며 "요청 미반영시 법적 행정적 조치를 불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겨레 외에 같은 내용의 보도를 한 언론사들에 대해서도 "조치하겠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 1월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 전 최고위원이 당 지도부와 당원을 모욕하는 언행을 했다며 '탈당 권유' 처분을 내린 뒤 제명 처리했다. 법원은 지난 20일 국민의힘 징계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김 전 위원 신청을 인용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