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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마크롱 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프랑스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원자력과 호르무즈 해협 해상수송로 확보를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프랑스 국기의 상징색인 삼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전민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 중동 전쟁의 여파로 인한 경제·에너지 위기 등에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맞아 전날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11년 만이다.
두 정상은 이날 청와대 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통해 “중동 지역에서 석유 및 가스시설을 포함한 민간 인프라에 대한 최근의 공격과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교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또 “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및 국제법 프레임워크 안에서 모두의 역내 평화와 안보를 보장하는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역내 국가들과 긴장완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 수에즈 운하, 홍해를 포함하여 세계경제에 필수적인 해상교통로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위한 지지”도 표명했다.
앞서 두 정상은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도 호르무즈 문제를 다뤘다. 이 대통령은 “최근 중동 전쟁의 여파가 국제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세계 경제와 에너지 분야의 파장도 날로 확산하고 있다”며 “회담을 통해 중동 지역의 조속한 평화 회복 및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회복을 위해 지혜를 모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도 “(양국이) 방위 분야에서 관계를 강화하고 중동사태의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호르무즈 (지역을) 포함해 폭격과 폭력이 진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이 공동성명에 미국·이스라엘·이란을 지목하지 않은 채 ‘정치적 해결’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미국에 비판적인 프랑스 입장이 보다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파병 요청을 거절하며 미국의 이란 공습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도 “우리는 법치국가를 원하고 있고,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가치를 계속 수호하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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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 “중동지역 민간인프라 공격에 깊은 우려”
3일 용산국립박물관에서 하트를 만드는 김혜경 여사와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왼쪽). 전민규 기자
공동언론발표 때 이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내 안전한 해상 수송로 확보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양국 정상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한 데 비해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방식보다는 다자주의에 입각한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프랑스는 다자주의의 중요한 역할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상황이 상당히 불안정한 가운데 다자주의적 (문제 해결)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청와대에선 “전쟁 자체를 우려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양국 관계와 관련해선, 두 정상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2004년 수립한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22년 만에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하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6월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이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다.
아울러 양국 교역 규모와 인적 교류를 늘려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150억 달러(약 22조6000억원)로 역대 최대치였으나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며 “2030년 200억 달러(약 30조1000억원) 교역액 달성을 목표로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또 “신산업 투자를 늘려가며 현재 4만 명 수준인 양국 투자 기업의 고용 규모도 향후 10년간 8만 명까지 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경제 협력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우주·방산 등 미래 안보 분야에서도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더욱 확대해 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 국영 원전기업인 오라노 간 체결된 협력 양해각서(MOU)가 대표적이다. 여기에는 원자력 연료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를 포함해 핵심 광물, 원전, 인공지능(AI) 등과 관련한 협정 개정안 3건, MOU·협력의향서 10건이 체결됐다. 원자력 연료를 공급하고 원자로를 생산하는 프랑스 기업 프라마톰과 한수원의 MOU도 체결될 예정이었지만, 일부 이견으로 서명까진 못했다.
지난해 6월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지난해 11월 남아공 G20 정상회의 이후 이번이 세 번째 만남인 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서로 친근감을 드러내곤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국기와 같은 삼색 넥타이를 매고 마크롱 대통령과 브리지트 여사를 맞이했다. 본관에 들어선 마크롱 대통령이 방명록에 불어로 글을 적은 뒤 마지막에 ‘감사합니다’라고 한글로 적자, 이 대통령은 웃으며 영어로 “한국어네요(Korean)”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잘 썼나요(Is it okay)”라고 묻자 김혜경 여사가 “오 네, 맞습니다”라고 화답해 장내에 웃음이 번졌다.
청와대 본관에서 회담과 조약 및 양해각서(MOU) 서명식, 공동언론발표 일정까지 마친 양 정상은 국빈 오찬이 열리는 영빈관까지 함께 걸어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사에서 “프랑스는 오랜 친구이자 동료”라며 “6·25 전쟁 당시 프랑스는 3000명 이상을 파병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싸웠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대통령님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드립니다”라고 인사했고 건배사도 “위하여”라고 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같은 날 청와대 오찬장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둘째)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전민규 기자
국빈 오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가 참석했다. 국빈 오찬 메뉴를 준비한 호텔신라의 이부진 사장도 함께였다.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오찬장에 입장하면서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 공식 홍보대사인 아이돌그룹 스트레이키즈, 배우 전지현씨 등과 악수하며 반가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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