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진실화해위 3기 출범 계기 국가폭력 피해자 위로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 가운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에 대해 7일 전격적인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번 세제 개편안을 두고 청년층과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심화하자, 제도 설계의 문제점을 강하게 질책하며 원점 재검토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세제 개편안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나온 이례적인 고강도 질책이 어떤 파장을 낳을지 주목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진과의 상황 점검 회의에서 ISA 및 주가 누르기 방지법에 대한 투자자들의 강한 불만 여론을 보고받았다.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은 먼저 ISA 개편안을 지목하며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한 것이냐”라고 지적하고 “전면 재검토를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과 관련해서도 “왜 본래의 개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제도를 그렇게 설계한 것이냐”고 질타하며 “이것도 다시 들여다보라”고 당부했다.
앞서 정부는 이번 개편안을 통해 국내 투자 전용인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는 한편, 기존 ISA의 한도 이월 제도를 없애고 계약 기간도 줄이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와 청년층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개미 투자자들의 핵심 절세 수단인 ISA의 혜택과 선택권을 축소시키고 억지로 국내 투자를 강요한다는 불만 때문이다.
상속·증여세를 줄이려 고의로 주가를 낮추는 꼼수를 막기 위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법안은 ‘주가 누르기’ 적발 시 주식 가치를 최소 30% 할증해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이 지난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주가 누르기 방지법 대표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안은 최근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 동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또는 코스닥 하위 10%에 속할 경우를 주가 누르기 기업 추정 요건으로 삼았다. 하지만 기업들이 특정 기간에만 PBR 순위를 관리하는 편법을 쓸 수 있다는 허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여당 내에서도 공개적인 비판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개편안 발표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정부안은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아이디어 자체를 무색하게 만드는 방향”이라고 날을 세웠고, 같은 당 이훈기 의원 역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정부가 제도를 개편하면서 그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기존의 틀을 흔들었다는 지적”이라고 설명하며 “국회 논의에서 해당 비판들을 반영해 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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