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1기 출범과 함께 열린 ‘대통령과 함께하는 노동정책 토론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정책에 대한 생각이 압축적으로 드러난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과 토론회에서 그동안 국무회의나 수석보좌관회의 등에서 일관되게 말해왔던 의견을 적극 피력했다. 몇 가지 키워드로 살펴봤다.
양극화와 고용유연성, 그리고 노사 간 힘의 균형
이 대통령은 ‘양극화’와 ‘고용유연성’이란 단어를 동시에 꺼내들었다. 양극화는 노동자 내부, 기업 내부 모두에서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은 “정규직을 뽑아놓으면 꼼짝 못해” 비정규직이나 사내하청·외주를 쓰고, 정규직 노동자는 “해고는 살인이라고 여기기에 극단적으로 싸울”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져든다고 했다.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이상적으로는 고용유연성을 확장”하자고 하면 “노동계에서 뭐라고 그럴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사회안전망을 튼튼하게 갖추면” 기업 입장에서는 “유연성이 확보되는 대신 (혜택만큼 부담으로)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봤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신”이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양보했다고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라며 “수십년 쌓인 불신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이 대통령은 노사 간 힘의 균형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이 너무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제 입장에서는 노조 가입률을 최대한 끌어올려 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자들이 힘을 강화해야 실제로 대등한 발언과 교섭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비정규직이나 소규모 노동자의 수요가 많지 않아 보여 안타깝다”고 했다.
“노동도 더 힘이 커지고 자신감이 생기면 언제든지 유연하게 대화하겠다”는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의 발언에 “노동자들이 힘을 키워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산업별교섭에 대한 관심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선진국에서는 산업별교섭을 많이 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과거보다는 분권화하고 있지만 단협 효력확장을 통해 비조합원에게도 적용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노동법에도 효력확장이 있지 않느냐”고 물었고 김 장관은 “지역별 구속력이 있지만 요건이 까다롭다”며 “이를 완화하거나 지역에서의 모범을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인건비 줄여 생산성 향상 가능하지 않아”
이 대통령은 기업이 인건비를 줄여 수익을 올리는 문제를 재차 지적했다. 그는 “노동비용을 아끼는 것만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냐”며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율이 10~20%로 떨어지고 있는데 그걸 깎는다고 생산성이 개선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이제 구성원들의 의욕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기업들도 과거 방식으로 쥐어짜기로는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만 주는 문제에 대해서도 재차 꺼냈다. ‘청년 채용공고시 임금명시를 의무화해 달라’는 자유토론 발언에 대해 “(공시하게 되면) 모집하는 쪽도 체면이 있지 최저임금 준다고 뽑기는 그렇지 않겠냐. 신속히 조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문제에 대한 노동계의 적극적인 관심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AI가 활성화되면 노동자들의 위치가 더 불안정해질 것”이라며 “(김동명 위원장이) 로봇세 말씀도 했는데 나중에 (경사노위에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기업의 부담을 늘려야 한다. 저항이 적어지니까”라며 “AI 활용 문제는 노동계에서도 좀 관심을 좀 가져 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사회적 대화’로 귀결됐다. 그는 “누군가의 일방적 희생, 누군가의 손실로 가지 않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사회적 타협을 통해서 모두가 더 나은 환경에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 대화 방식에 대해서는 “이번에는 의결하고 이런 거 하지 말자”며 “일단 대화하고, 서로를 인정하고, 모두가 동의하는 것이면 몰라도 의결해서 구성원 누구한테 일방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은 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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