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 크리에이터.
은(銀) 시장이 또 한 번 구조적 공급 부족에 직면하면서 글로벌 귀금속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 수요와 변동성이 맞물리며 가격 흐름이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리서치 기관 메탈 포커스가 실시한 ‘2026 실버 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은 시장은 약 4630만 온스 규모의 공급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6년 연속 이어지는 적자다.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을 넘어 구조적 문제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은 시장이 단순한 가격 사이클이 아니라 ‘재고 고갈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속적인 공급 부족으로 지상 재고가 줄어들면서 시장은 점점 더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 광산 생산량은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물 것으로 보이며, 재활용 공급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공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수요다. 산업 수요는 올해 3% 감소한 6억 3,960만 온스로 전망되며 2년 연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산업용 은 소비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의 긴장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은 제조업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은의 산업적 중요성은 여전히 높다.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서 은은 필수 소재로 사용된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산업 수요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수요 기반은 견고하다는 평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은 가격이 점점 더 ‘투자 자산’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고 분석한다. 메탈 포커스의 필립 뉴먼 전무는 “은 시장은 이제 실물 수요보다 투자 흐름과 유동성 조건에 더 크게 좌우되고 있다”고 말했다. 즉, 금융시장 환경이 가격 변동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긴축 기조로 전환되면서 시장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지정학적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할 경우 은 가격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양면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투자자들에게 기회이자 위험으로 작용한다.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상승 요인이 존재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투자 심리에 따라 가격이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얇아질수록 작은 수급 변화에도 가격이 크게 출렁이는 특성이 더욱 강화된다.
2026년 은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적자’와 ‘변동성’이다. 공급은 제한적이고 수요는 불확실한 가운데 투자 자금의 흐름이 가격을 좌우하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 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 가능성이 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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