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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윤은기의 직설]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대한민국, 누가 이 침묵을 깨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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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의 직설]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대한민국, 누가 이 침묵을 깨뜨...

[한국강사신문 윤은기 칼럼니스트] 독재정치의 본질은 예나 지금이나 단 하나, ‘공포심’의 지배다. 과거의 독재권력은 정권에 저항하거나 반대하는 이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여 저항 의지 자체를 꺾어놓았다.

한밤중에 울리는 초인종 소리, 소리 소문없는 체포와 구금, 고문과 사형이 그 시대의 잔인한 무기였다. 그러나 문명화된 21세기, 국제적 인권 의식이 높아진 오늘날에는 눈에 보이는 무력을 함부로 휘두를 수 없다.

그렇다면 독재는 사라졌는가? 아니다. 탄압의 방식이 지독하리만치 교묘하고 악랄하게 진화했을 뿐이다. 요즘 대한민국의 정치판을 보면 가히 ‘무법(無法)과 몰상식의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무도한 정치인들이 수적 우위를 앞세워 활개 치고, 자신들의 이익과 방탄을 위해 법과 제도를 마음대로 뜯어고친다. 공직사회에 전과자들이 차고 넘친다.

이들은 사법 정의의 보루여야 할 검찰을 무력화하고, 사회의 공기(公器)인 방송과 언론의 손발을 묶으려 든다. 이 과정에서 피와 땀으로 쌓아 올린 국격(國格)은 사정없이 무너져 내린다. 국방과 안보, 외교마저 철 지난 진영논리에 매몰되어, 수십 년간 다져온 건전한 관행과 상식적인 국가 운영의 틀이 무참히 파괴되고 있다.

국가가 이토록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고 비정상이 일상화되는데도, 이상할 만큼 사회는 조용하다. 광장을 메우는 것은 오직 극좌와 극우를 표방하는 이들의 거친 고함뿐이다. 하지만 냉정히 들여다보면 이들은 나라를 걱정하는 투사가 아니라, 알고리즘과 증오를 파는 ‘SNS 장사꾼’들에 불과하다. 정작 진정으로 나라를 걱정하고 중심을 잡아주어야 할 국가 원로, 지식인, 언론인, 그리고 시민단체 지도자들은 철저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체포되어 감옥에 잡혀가는 시대도 아닌데, 도대체 무엇이 무서워 말 한마디 못 하나?”

국민의 여론이 들끓고 원망 섞인 비판이 쏟아져도 그들은 묵묵부답이다. 이들이 이토록 두려워하며 입을 닫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물리적 장벽보다 무서운 ‘창살 없는 감옥’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독재 체제는 반대자를 감옥에 가두지 않는다. 대신 디지털 광장이라는 ‘현대판 단두대’ 위에 세운다. SNS와 사이버 공간을 동원해 여론재판을 열고, 인격 살인을 감행한다. 바른 소리를 하는 지식인이 나타나면,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그의 지난날 행적을 샅샅이 까발린다.

평생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공(功)은 순식간에 지워버리고, 사소한 과(過)는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침소봉대하여 파렴치한 악인으로 낙인찍는다. 여기에 악의적인 가짜뉴스와 왜곡된 음해가 양념처럼 버무려진다.

이 잔인한 형벌은 당사자 한 사람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그의 가족, 자녀, 평생을 함께한 지인들에게까지 무차별적인 사이버 테러와 고통을 가해 주변을 완전히 초토화한다. 이 지독한 사회적 매장과 인격적 파멸은 차라리 체포당하고 재판받아 몸이 갇히는 감옥행보다 훨씬 가혹하고 영혼을 파괴하는 형벌이다.

“내가 차라리 욕을 먹고 말지, 자식과 가족에게까지 피눈물을 흘리게 할 수는 없다.”

이런 공포심과 무력감이 우리 시대의 가장 지혜로운 인물들의 입을 틀어 막아버린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거 여야를 가리지 않고 불의를 보면 단호하게 호통을 치던 김동길 교수의 서슬 퍼런 목소리가 사무치게 그립다.

“이게 뭡니까!”

큰 소리로 고함치며 시대의 불의를 꾸짖던 그 당당한 사자후(獅子吼)가 지금 우리에게는 없다.

비판적인 지식인의 영혼을 난도질해 ‘창살 없는 감옥’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 문을 잠그게 만드는 정치,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직면한 21세기형 ‘디지털 연금(軟禁) 독재’의 민낯이다.

우리 사회를 질식시키고 있는 이 무형의 독재 체제는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는가?

첫째, 침묵하는 다수의 연대와 용기가 필요하다.

독재자들의 무기는 파편화된 개인을 각개격파하여 공포를 심어주는 것이다. 지식인과 원로들이 홀로 돌을 맞게 두어서는 안 된다. 올바른 소리를 내는 이들의 곁에서 함께 스크럼을 짜고 방패가 되어주는 연대 의식이 살아날 때, 창살 없는 감옥의 문은 비로소 흔들리기 시작할 것이다.

둘째, 디지털 시민 의식의 대전환과 제도적 방어선 구축이 시급하다.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자행되는 조직적인 인격 살인, 가짜뉴스 유포, 그리고 좌표 찍기식 테러는 민주주의의 다양성을 말살하는 범죄 행위다. 이에 대한 엄격한 사법적 단죄와 함께, 대중 스스로가 선동가들의 농간에 놀아나지 않는 성숙한 비판적 안목을 길러야 한다.

독재자는 총칼을 들었을 때보다, 우리 마음속에 공포를 심어놓는 데 성공했을 때 가장 강력해진다. 보이지 않는 창살에 갇혀 비겁한 침묵을 이어간다면, 대한민국의 상식과 민주주의는 영원히 박제되고 말 것이다.

이제는 두려움을 떨치고 격하게 호통을 치던 그 시대의 거인들처럼, 우리 안의 용기를 깨워 비정상을 향해 당당히 외쳐야 할 때다.

“도대체 이게 뭡니까!!”

칼럼니스트 프로필

윤은기 칼럼니스트는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학 석사, 인하대학교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차관급),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 서울시공무원면책심의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협업발전포럼 회장, 대한민국 백강포럼 회장, 백소회 회장, 공군정책발전자문위원장, 도산애기애타지도자아카데미 학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방송활동으로 KBS 제1라디오 ‘생방송 오늘’, EBS TV ‘직업의 세계’, MBN TV ‘알기 쉬운 경제이야기’ 등이 있다. 주요저서로는 <X경영(2025)>, <협업으로 창조하라(2015)>, <대한민국 국격을 생각한다(2010)>, <매력이 경쟁력이다(2009)>, <時테크 시간창조의 기술(1992)>, <정보학 특강(1987)> 등이 있다.

수상경력으로 ‘공군을 빛낸 인물(2015)’, ‘대한민국공군전우회 자랑스러운 공군인(2015)’, ‘제9회 한국HRD대상 CHO부문 대상(2011)’, ‘홍조근정훈장(2009)’, ‘산업교육대상 명강사부문(199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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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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