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한국 주식시장 구조 전환을 위한 조건' 보고서
밸류업 효과로 1000포인트 상승…저점은 높아져
이익 구조·투자 문화·성장 동력 '3대 과제' 여전
연금 자금·산업 재편 맞물려야 상승 흐름 지속
자료=신한금융그룹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 6000선을 돌파하며 시장 ‘레벨업’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상승세 지속 여부는 여전히 구조적 변수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단기적으로는 밸류업 정책과 반도체 업황이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이익 구조와 투자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과거와 같은 박스권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12일 신한금융지주 산하 신한미래전략연구소의 ‘한국 주식시장 구조 전환을 위한 조건’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 상승은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결합된 결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밸류업 정책만으로도 약 1000포인트의 지수 상승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주주환원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 기대가 반영되면서 시장 재평가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상법 개정, 배당 확대 유도, 상장폐지 기준 강화 등 제도 변화가 병행되며 한계기업 퇴출 압력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로 코스피 저점은 과거 대비 높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과거 1500~3000선 박스권에 머물렀던 흐름과 달리, 이번 상승은 PBR 상승을 동반한 구조적 재평가 성격이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밸류업 정책 효과가 이어질 경우 과거 박스권으로의 회귀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다만 상승 흐름이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제시됐다.
코스피 이익 구조가 특정 산업에 집중된 점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전체 영업이익의 약 40%가 반도체 등 경기 민감 업종에 쏠려 있어 업황 변화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조다.
이로 인해 EPS(주당순이익) 증가율 변동 폭이 크고, 이익 개선 국면에서도 주가가 안정적으로 반영되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구조가 장기간 박스권을 형성한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대안으로는 제조업의 수익 구조 전환이 제시됐다.
단순 제품 판매 중심에서 벗어나 서비스와 구독 모델을 결합한 플랫폼형 구조로 전환할 경우 반복 매출 확보와 함께 이익 변동성 완화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조선·중장비 산업에서는 유지보수와 데이터 기반 관리 서비스를 결합해 수익 구조를 바꾸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기업 단위에서도 사업 구조 재편 여부에 따라 성과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영역에 자본을 재배치한 기업군은 2019~2025년 평균 주가 수익률 134.4%를 기록한 반면, 기존 구조를 유지한 기업군은 -12.5%에 그쳤다.
현재 자본 재배치가 필요한 영역으로는 석유화학, 오프라인 유통, 범용 철강 등이 지목됐다.
이들 산업은 구조적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이 진행되고 있어 인접 성장 산업으로의 전환 필요성이 제기됐다.
수급 구조 역시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국내 개인투자자의 평균 주식 보유 기간은 9일, 중간값은 3일 수준으로 단기 매매 중심 구조가 고착돼 있다.
이로 인해 기업 이익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레버리지·인버스 ETF 등 고위험 상품 투자 비중이 높은 점도 시장 안정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단기 방향성 투자 성향이 강한 구조에서는 시장 등락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장기 자금 유입이 수급 구조 개선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미국과 호주의 경우 연금 자금이 주식시장에 각각 약 40%, 20% 수준 유입되며 장기 수급 기반을 형성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 비중이 낮은 상황이다.
다만 퇴직연금 적립금 확대와 실적배당형 상품 증가가 이어질 경우, 장기 투자 자금 유입이 늘어나며 시장 변동성 완화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성장 동력 측면에서는 반도체 이후 산업 부재가 한계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반도체가 여전히 핵심 산업이지만 단일 산업으로 코스피 전체를 장기적으로 견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는 에너지, 배터리, 자동차, 바이오, 방산·조선 등이 제시됐다.
이들 산업은 기존 제조 중심 구조에서 데이터·서비스가 결합된 형태로 전환되며 새로운 성장 축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코스피 상승이 단순한 지수 상승을 넘어 구조 변화로 이어질지 여부가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봤다.
밸류업 정책으로 저점은 높아졌지만, 이익 구조 개선과 장기 투자 기반, 새로운 성장 산업이 동시에 형성돼야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신한미래전략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의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밸류업 정책으로 높아진 저점은 견고하다”며 “기업 포트폴리오 재배치와 장기 투자 문화 정착, 차세대 성장 산업 육성이 병행될 경우 코스피의 추가 레벨업과 중장기 우상향 흐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