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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유가 10% 오르면 제조원가 0.7% 뛴다... '생산·수입·물가' 적신호

반면 △반도체(0.05%) △철강(0.8%) △일반기계(0.12%) 등은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유가 상승, 생산비 넘어 물가 전반으로 확산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수입물가도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가 10% 오르면 제조원가 0.7% 뛴다... '생산·수입·물가' 적신호

유가 10% 오르면 제조업 생산비 0.71% 상승

중동 리스크에 수입물가 8개월 상승... 소비자물가로 전이 우려

나프타 가격 90% 급등·항공료 인상 등 이어져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때 국내 제조업 생산비는 0.71%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발 공급 불안과 나프타 가격 급등까지 겹치며 생산·수입·소비자물가 전반에 연쇄적인 상승 압력이 확산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원장 권남훈)이 16일 발표한 ‘미국-이란 전쟁의 리스크 확산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국제 에너지 공급망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025년 기준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70.7%에 달하며, 이 가운데 99%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이에 따라 에너지 가격 급등이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물가 상승 압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때 제조업 전체 생산비가 0.71%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업종별로는 △석유제품(6.30%) △화학제품(1.59%) △고무·플라스틱제품(0.46%) 등 유가 민감 업종의 부담이 컸다. 반면 △반도체(0.05%) △철강(0.8%) △일반기계(0.12%) 등은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유가 상승, 생산비 넘어 물가 전반으로 확산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수입물가도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1% 올라 고유가 영향이 본격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수입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원유를 비롯한 광산품이다. 두바이유 가격은 1월 배럴당 평균 61.97달러에서 2월 68.40달러로 10.4% 급등했다. 그 결과 원재료가 전월 대비 3.9% 뛰었고 석탄 및 석유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중간재도 0.2% 올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입물가가 소비자물가에 전이되는 시차는 품목의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최근 국제 유가의 급격한 오름세는 휘발유와 경유 같은 석유류 제품을 중심으로 소비자물가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 유조선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자료)

수출 영향 제한적…공급망·원자재 리스크는 확대

산업구원은 미국-이란 전쟁이 수출에 미치는 직접적인 충격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의 대중동 수출 비중이 전체의 2~3%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중동 수출액은 약 204억3800만달러(30조4403억원)로, 2020년(146억8000만달러) 대비 5년 만에 39.3%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대중동 수출은 건설, 자동차, 기계·플랜트 중심에서 최근 화장품 등 소비재로까지 확대되며 에너지 중심의 교역 구조에서 소비·서비스 시장으로 다변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중동산 원유와 LNG 의존도가 높은 만큼 수입선 다변화와 비축유 활용 등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해상 운송 차질에 대비해 우회 운송로 확보와 물류 대응 체계 강화 등 공급망 리스크 관리도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나프타 쇼크에 항공까지…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비용 압박

한편 정부는 중동발 원유 수급 불안 장기화에 대비해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를 ‘경제안보품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수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나프타 수입량의 절반 이상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나프타 가격은 지난 1월 대비 92.9% 상승했다. 기업들의 나프타 재고가 약 2주 분량에 그쳐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가 생산 차질 여부를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경질 유분으로,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만드는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다. 플라스틱·합성섬유·고무 등 다양한 화학제품의 출발점이 되는 기초 소재다.

국내 항공업계 역시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오는 4월부터 유류할증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류할증료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이 중동 사태 이전 대비 약 1.5배 상승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에너지 수급 불안이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산업계는 단기적인 가격 대응을 넘어 공급망 안정과 원가 구조 개선을 위한 중장기 대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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