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소니코리아 제공
오래 버틴 브랜드에는 이유가 있다. 한때 유행을 만들었거나, 특정 시장에서 기준점 역할을 했거나, 사용자가 반복해서 찾을 만한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창립 또는 라인업 탄생 기념 제품을 내놓을 때는 단순한 신제품 이상의 의미가 붙는다. 숫자를 앞세운 마케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브랜드가 무엇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이번 주 눈에 띈 신제품들도 그렇다. 파나소닉은 루믹스 25주년을 맞아 고급 콤팩트 카메라 L10을 공개했다. 소니는 1000X 시리즈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프리미엄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1000X THE COLLEXION'을 선보였다. 스틸시리즈는 브랜드 창립 25주년을 맞아 하이엔드 게이밍 헤드셋 '아크티스 노바 프로 옴니'를 출시했다.
공통점은 기념 로고만 붙인 제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각 브랜드가 오랜 시간 쌓아온 이미징, 오디오, 게이밍 기어 기술을 현재 시장 흐름에 맞춰 다시 포장했다.
루믹스 25주년, 파나소닉 'L10'
파나소닉이 공개한 루믹스 L10은 고정식 렌즈를 탑재한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다. 루믹스 25주년을 기념하는 제품으로, 블랙과 실버 외에 티타늄 골드 스페셜 에디션이 함께 마련됐다.
/사진=파나소닉 제공
L10은 스마트폰 카메라가 일상 촬영의 중심이 된 상황에서 '왜 별도 카메라를 들어야 하는가'에 답하는 제품이다. 약 508g의 무게, 금속 외장, 마그네슘 합금 전면 케이스, 사피아노 가죽 질감 마감 등을 앞세워 휴대성과 물성을 동시에 강조했다.
렌즈는 35mm 환산 24-75mm 화각의 라이카 DC 바리오-주미룩스 렌즈다. 조리개는 F1.7-2.8로 여행, 거리 사진, 인물, 일상 스냅까지 폭넓게 대응한다. 4/3형 이면조사 CMOS 센서와 최신 이미지 처리 엔진을 탑재했으며, 유효 화소는 2030만 화소급이다. 4:3, 3:2, 16:9 비율에서 화각 변화를 줄이는 멀티 애스펙트 구조도 적용됐다.
색 표현 기능도 루믹스다운 부분이다. 실시간 LUT 기능을 통해 카메라 안에서 원하는 색감을 적용할 수 있고, 'L.Classic'과 'L.ClassicGold' 같은 필름풍 포토 스타일도 추가됐다.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전송하고 공유하는 루믹스 랩 앱 연동도 지원한다.
L10은 루믹스가 다시 '작고 좋은 카메라'의 영역을 노리는 제품으로 볼 수 있다. 고성능 풀프레임 경쟁과 별개로, 매일 들고 다닐 수 있는 카메라에 대한 수요를 겨냥했다.
1000X 10주년, 소니 '1000X THE COLLEXION'
소니는 1000X 시리즈 탄생 10주년을 맞아 프리미엄 무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1000X THE COLLEXION'을 출시했다. 1000X는 소니의 대표적인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라인업이다. 이번 제품은 단순히 성능 개선형 모델이라기보다, 지난 10년간 쌓아온 음질·노이즈 캔슬링·착용감·디자인을 한 제품에 집약한 기념작 성격이 강하다.
디자인은 기존 1000X 시리즈보다 소재감에 더 힘을 줬다. 스테인리스 스틸과 레더 텍스처 소재를 조합했고, 메탈 버튼과 마이크 홀을 매끄럽게 처리했다. 컬러는 플래티넘과 블랙 두 가지다.
/사진=소니코리아 제공
사운드 측면에서는 새롭게 개발한 맞춤형 드라이버와 HD 노이즈 캔슬링 프로세서 QN3, 신규 통합 프로세서 V3를 조합했다. 12개 마이크를 활용한 멀티 노이즈 센서와 적응형 노이즈 캔슬링 최적화 기술도 적용됐다. 1000X 시리즈 최초로 AI 기반 업스케일링 기술 DSEE Ultimate을 넣은 점도 특징이다. 압축 음원의 손실된 디테일을 실시간으로 보완하고, LDAC을 통해 무선 환경에서도 고해상도 사운드를 지원한다.
1000X THE COLLEXION은 대중형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보다 한 단계 위의 시장을 겨냥한다. 출퇴근용 헤드폰을 넘어, 음악 감상 기기로서의 완성도와 소장 가치를 함께 원하는 소비자가 주요 타깃이다.
스틸시리즈 25주년, 아크티스 노바 프로 옴니
스틸시리즈는 브랜드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아크티스 노바 프로 옴니'를 국내 출시했다. 스틸시리즈는 게이밍 기어 시장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다. 이번 제품은 게이밍 헤드셋을 단순한 게임용 주변기기가 아니라 고음질 오디오 기기로 끌어올리려는 방향성이 보인다.
아크티스 노바 프로 옴니는 Hi-Res 무선 인증을 받은 하이엔드 게이밍 헤드셋이다. 2.4GHz 무선 연결과 블루투스 LE 오디오 LC3+를 통해 96kHz·24비트 오디오 전송을 지원한다. 커스텀 튜닝된 40mm 네오디뮴 드라이버를 탑재했고, 10Hz-40kHz 주파수 범위와 360도 공간 음향을 제공한다.
/사진=스틸시리즈 제공
제품명에 들어간 '옴니'는 연결성에서 드러난다. 베이스 스테이션에 유선 USB-C로 최대 3개 기기를 연결하고, 블루투스까지 더하면 최대 5개 기기 연결이 가능하다. PC, 콘솔, 모바일, AUX 등 최대 4개 오디오 소스를 동시에 믹스하고 재생할 수 있어 게임, 음성 채팅, 음악, 통화를 한 번에 다루는 환경에 맞췄다.
게이밍 헤드셋 시장도 이제 단순히 '게임 사운드가 잘 들리는 제품'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PC, 콘솔, 스마트폰, 스트리밍, 음성 채팅을 오가는 사용자가 늘면서 고음질과 다중 연결, 마이크 품질이 함께 중요해졌다. 아크티스 노바 프로 옴니는 스틸시리즈가 25주년을 계기로 그 흐름을 하이엔드 제품으로 정리한 모델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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