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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위치 주권 지켜줄 ‘21세기 대동여지도’ 나왔다

현재 네이버지도나 카카오맵 등도 주요 대형 역 내부는 어느 정도 위치가 나오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 라디오맵이 있으면 실내, 지하, 고층 건물 밀집 지역에서도 정밀한 위치가 파악 가능하다. 라디오맵 구축의 핵심은...

위치 주권 지켜줄 ‘21세기 대동여지도’ 나왔다

한동수 KAIST 전산학부 교수

실내 위치 알려주는 라디오맵

해외 빅테크 위치 정보 장악 우려

“정부가 나서서 기반 만들어야”

한동수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실내 위치 정보까지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AI로 생성한 이미지]

KAIST 연구진이 스마트폰의 와이파이 신호로 실내 위치까지 정밀하게 파악하고 지도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최근 1:5000 정밀지도가 해외에 반출되며 위치 주권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한국의 위치 주권을 지켜줄 기술로 평가된다.

한동수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스마트폰의 와이파이 신호와 실제 주소 정보를 결합해 전국 단위의 무선랜 라디오맵을 구축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라디오맵은 무선 신호와 위치 정보를 연계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다. 해당 데이터가 있으면 건물 실내에서도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외부에서 GPS로 위치를 파악하는 것처럼, 내부에서도 몇 층 무슨 방에 있는지까지 파악 가능하다.

GPS는 위성 정보를 수신해야 하기 때문에 실내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 현재 네이버지도나 카카오맵 등도 주요 대형 역 내부는 어느 정도 위치가 나오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 라디오맵이 있으면 실내, 지하, 고층 건물 밀집 지역에서도 정밀한 위치가 파악 가능하다.

라디오맵 구축의 핵심은 무선 신호와 위치 정보를 짝짓는 기술이다. 한 교수는 스마트폰이 수집하는 와이파이 신호와 실제 도로 주소를 연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별도의 대규모 장비 없이도 전국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

한 교수는 8년에 걸쳐 해당 기술을 개발하고 10여 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조선시대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그리듯, 오랜 시간 조금씩 구축해온 원천 기술인 셈이다.

한 교수가 이토록 라디오맵에 집중한 건 한국의 위치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의 1:5000 정밀 지도 해외 반출이 승인되어 구글 등 빅테크가 한국의 위치 인프라를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교수는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는 구글이 국내에 정밀한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구글이 관련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며 “이미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한 구글이 들어오면 국내 기업이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글과 애플 등 해외 빅테크는 이미 어느 정도 실내 위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한 교수는 “해외 빅테크는 실내 위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어떻게 하는지조차 우리는 모른다”며 “이대로면 위치 주권을 빼앗기게 되고, 우리 데이터로 외국 기업이 이익을 차지하는 광경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에 개발된 라디오맵 기술로 인해 한국이 위치 주권을 지킬 가능성은 열렸다. 한 교수가 대전시에서 가스 검침 앱을 활용해 실증한 결과, 아파트 가정마다 평균 30여 개의 무선랜 신호가 감지됐다. 신호는 충분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도시 혹은 전국 단위의 라디오맵을 구축할 수 있다.

실내 정밀 위치 데이터는 자율주행, 로봇, 물류 등 미래 산업에서도 핵심 인프라에 속한다. 다만 전국 단위로 라디오맵을 구축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적지 않게 들 것으로 추산된다.

한 교수는 정부가 먼저 나서서 위치 주권을 지킬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단위 라디오맵 구축은 특정 기업 단독으로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를 중심으로 통신사, 플랫폼 기업, 연구기관이 협력해 독자적인 국가 위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좌측부터 한동수 KAIST 전산학부 교수, 손규호 박사, 문병철 박사, 안수민 박사, 채승우 박사과정생. [사진=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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