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대법원 판단 존중... 판결 취지 따라 구체적 사항 확인 후 이행할 것”
게임업계에서 노사 갈등 대표사례로 꼽혀온 웹젠 사건이 결국 대법원 확정 판결로 마무리됐다. [사진 = 웹젠 CI, 출처 = 웹젠, 뉴시스]
[일요서울 l 이지훈 기자] 게임업계에서 노사 갈등 대표사례로 꼽혀온 웹젠 사건이 결국 대법원 확정 판결로 마무리됐다.
사법부는 노동조합 전임 활동을 이유로 근로시간면제자에게 임금인상분과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은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노동위원회부터 대법원까지 총 5차례 판단이 모두 같은 결론으로 이어지면서 IT업계 노사 관계와 노동조합 활동 보장 문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조 활동 보장 재확인”... IT업계 판례 의미 주목
-웹젠 “판결 존중”... 장기 노사 갈등 봉합 과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웹젠지회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4월30일 웹젠이 제기한 상고를 기각하고, 근로시간면제자인 노조 지회장에게 임금인상분과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은 행위가 불이익 취급에 의한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21년 단체협약 및 2022년 임금협약 체결 이후 불거졌다. 당시 노사는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에게 조합원 평균 수준의 임금인상분과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합의 이후 노사 관계가 악화되면서 회사 측이 조합원 개인정보 제공 문제 등을 이유로 지급을 보류했고 노조는 이를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모두 노조 측 손을 들어줬다. 이후 웹젠은 행정소송에 나섰지만 1심 서울행정법원은 “실현이 어려운 방안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장기간 지급하지 않은 행위 자체가 불이익 취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2심 서울고등법원도 “근로시간면제자에게 임금 인상분 등을 1년 이상 지급하지 않은 것은 임금 손실이나 불이익 처우에 해당한다”고 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단순 임금 분쟁을 넘어 IT업계 노동조합 활동 보장 범위와 사용자 책임을 둘러싼 상징적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게임·플랫폼 업계를 중심으로 노동조합 조직화가 확대되는 가운데 노조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사·보상 문제 역시 주요 갈등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등법원은 판결문에서 노조 측이 제시한 대안들에 대해 “합리성이 있는 방안이었다”고 판단하며 회사 측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고 봤다. 대법원 역시 이를 그대로 확정하면서 단체협약상 보장된 근로시간면제자의 처우를 회사가 임의적으로 제한하거나 지연할 경우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분석이다.
노영호 웹젠지회장은 “노사 협약 내용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위법하다는 점을 사법부가 명확히 확인해준 판결”이라며 “3년 넘는 법정 다툼 동안 정작 책임 당사자 간 소통이 부족했던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IT위원장도 “노동 사건 하나가 지방노동위원회부터 대법원까지 5차례 쟁송 절차를 거쳐야만 확정되는 현실은 일반 노동자들에게 큰 부담”이라며 노동법원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본지와 이야기를 나눈 웹젠 측은 대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판결 취지에 따라 구체적인 사항을 확인하고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장기간 이어진 소송 과정에서 노사 간 신뢰 훼손이 적지 않았던 만큼 향후 관계 회복 여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최근 게임업계 전반에서 성과급, 조직개편, 구조조정 등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이 향후 유사 분쟁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게임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엔씨소프트·넥슨·스마일게이트·카카오 계열사 등을 중심으로 노조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과거 상대적으로 노조 조직률이 낮았던 IT업계가 ‘노조 시대’로 접어들면서 기업과 노동조합 간 새로운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