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연합뉴스
지난달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생산자물가가 약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생산자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25.24(2020년=100 기준)로 전월(123.28)보다 1.6% 상승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2022년 4월(1.6%) 이후 최고 상승률이며,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연속 오름세다.
공산품은 전체적으로 3.5% 상승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31.9% 올라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2월(57.7%) 이후 최대 폭 상승을 기록했다. 화학제품도 6.7% 상승했다. 세부 품목에서는 나프타(68.0%), 경유(20.8%), 에틸렌(60.5%), 자일렌(33.5%) 등이 급등했다. 반도체 관련 품목도 강세를 보여 컴퓨터기억장치(101.4%), D램(18.9%) 등이 큰 폭 상승했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3.3% 하락했고,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0.1% 내렸다. 서비스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수입품까지 포함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3% 상승했다. 원재료가 5.1%, 중간재가 2.8%, 최종재가 0.6% 각각 올랐으며, 자본재(1.4%), 소비재(0.8%), 서비스(0.1%) 등도 모두 상승했다.
국내 출하와 수출품을 합산한 총산출물가지수는 4.7% 상승했다. 농림수산품은 3.0% 내렸지만 공산품은 7.9% 급등했다.
한국은행 이문희 물가통계팀장은 “3월 유가 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생산자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며 “소비자물가에도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이란 협상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향후 흐름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생산자물가 급등은 국제 유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 불안정이 직접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특히 석유제품과 화학제품의 가격 급등은 제조업 전반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으며, 반도체와 같은 주요 수출 품목의 가격 상승은 단기적으로 기업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농림수산품과 전력·가스·수도 부문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전체적인 물가 흐름을 억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문가들은 생산자물가가 7개월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물가에도 상방 압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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