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월 원유 작년 동일 수준 확보
비상조치는 유지…“중동 위기 계속”
올해 상반기 미국산 원유 도입 비중이 전체 수입 물량의 20%를 넘겼다. 반기 기준 최초다. 중동 사태로 빚어진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정부와 정유사가 원유 수입처 다변화에 나선 결과다.
17일 한국석유공사의 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원유 도입량은 4억6712만배럴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유가 전체 물량의 30.5%인 1억4247만배럴로 가장 많았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33.1%와 비교해 2.6%포인트 비중이 낮아졌다.
사우디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점거하자 약 1200㎞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동쪽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서쪽 연안 도시 얀부로 옮겨 수출을 이어왔다. 하지만 얀부에서 선적할 수 있는 물량이 하루 최대 500만배럴 수준에 불과하고, 친이란 무장세력 예멘 후티 반군이 대체 경로인 홍해 통항을 방해하면서 원활한 운송은 힘든 상황이다.
미국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한국은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9587만배럴의 원유를 들여왔다. 사우디 다음으로 많은 물량이자 전체의 20.5%에 해당한다. 지난해 상반기 16.5%에서 4.0%포인트 증가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15.1%), 이라크(7.4%), 쿠웨이트(4.9%)가 뒤를 이었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은 호르무즈 해협 바깥에 있는 푸자이라를 통해 원유 수출을 이어갔다. 지난해 상반기(11.9%)보다 3.2%포인트 도입량이 많아진 이유다. 반대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격탄을 맞은 이라크와 쿠웨이트 도입량은 각각 2.6%포인트, 3.0%포인트 낮아졌다.
대륙별로는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 68.7%에서 올해 상반기 62.3%로 6.4%포인트 낮아졌다. 미주산 비중은 23.4%에서 26.5%로 올라갔고, 아프리카산도 2.0%에서 5.6%로 증가했다.
원유 도입액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8.1% 증가한 413억6700만달러(약 58조4515억원)로 집계됐다. 전체 도입량은 줄었지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도입액은 늘어났다. 한국의 석유제품 수출액도 36.5% 증가한 281억7400만달러(약 39조8098억원)였다. 수출량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7.5% 감소한 2억2623만배럴이었다.
정부는 원유 수입처 다변화로 올해 8월 도입 물량이 지난해 8월과 비교해 100% 수준으로 확보됐다고 밝혔다. 석유 최고가격제와 일부 석유제품 수출 제한 등 비상조치는 당분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SNS를 통해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과 위기가 끝났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중동 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