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암에서 공연되는 처용무. 처용문화제 추진위원회 제공
처용문화제가 바람 잘 날 없는 모습이다. 지방권력이 교체될 때마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무속이라는 종교적 논란 등으로 폐지와 부활을 반복하며 부침을 겪고 있다.
지금은 2022년 처용문화제 폐지 결정 후 공업축제가 부활되면서 처용제의로 근근히 명맥만 유지해오고 있는 상황인데, 6·3 지방선거 이후 부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지역 대표성 확립과 문화적 확장 관점에 기반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 체제의 민선 9기 울산시정에 큰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2023년 부활된 '울산공업축제'가 폐지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대신에 처용문화제가 다시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욱 당선인은 최근 기자간담회와 시민소통행사를 통해 “기존의 공업축제 대신 처용문화제 등 전통문화 중심의 축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처용문화제는 지난 1967년 4월 20일 울산시 승격 기념일에 맞춰 시작된 '울산공업축제'가 전신이다. 제6공화국 시절 이어령 문화부 장관이 전국의 축제를 돌아보는 과정에서 이름을 '처용문화제'로 바꾸자고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1995년 제29회부터 처용문화제로 명칭이 변경돼 2022년까지 자타공인 울산 대표축제로 이어져 오다가 2023년 민선 8기 김두겸 시장 체제에서 울산공업축제 부활을 계기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30여년 가량 명맥이 끊겼던 울산공업축제를 김두겸 시장이 취임한 지 1년 만인 2023년에 부활해 올해로 지난해까지 3회째 열렸다. 산업도시로서의 울산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공동체 의식 복원이라는 차원에서다.
여기에다 처용문화제의 콘텐츠 부족, 처용설화를 바탕으로 한 무속신앙이라는 기독교단체의 반발, 월드뮤직페스티벌과의 통합에 따른 정체성 논란 등도 한몫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민선 9기 울산시정에 처용문화제 부활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문화계에서는 내심 환영하는 분위기이나, 지방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 하는 정책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반기는 입장에서는 우상숭배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관용' '다문화' '역병 퇴치' '시민제의' '벽사 진경' 등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문화콘텐츠로서의 '처용'의 문화유산적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울산은 국가무형문화재인 처용무, 처용암과 개운포 등 처용의 설화적·역사적 실체를 갖고 있어 처용의 의미가 각별하다는 점도 작용한다.
한 지역 문화계 인사는 “'처용'의 뿌리는 울산으로, 존폐 위기가 있었으나 좋던 싫던 지역사회와 30년 넘게 울산 대표 축제로서 함께 해왔고 처용을 중심으로 지역 구심체 역할을 할 축제롤 다시 개최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폈다.
그런가하면 일각에서는 지역 대표축제의 연속성 부재라는 측면에서 반발 조짐도 일고 있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지방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난을 겪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좋든 싫든 광역단위 지자체의 대표 축제가 오락가락 하는 모습은 지역 정체성 차원에서도 버겁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종교적 논란에 의해 그동안 폐지와 부활을 거치면서 시련을 겪은 처용문화제, 또다시 운명이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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