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요금 낮추고 밤에는 인상
정부가 낮 시간대 산업용 전기 요금을 낮추고, 밤 시간대 요금은 인상하는 전기요금 개편안을 확정한 가운데, 공장을 24시간 돌리는 울산 석유화학업계에는 비용 절감 등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15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은 지난 13일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안’을 발표했다. 낮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이 1kWh당 최대 16.9원 인하되고 밤 시간대 요금은 5.1원 인상되는 것이 골자다.
개편안은 주간 생산 비중이 높은 다수 제조업의 혜택이 예상되는 것과 달리 주야 상시로 라인을 가동하는 반도체와 석유화학, 철강 등 업계는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한 구조재편에다 최근 중동 사태의 직격탄까지 맞은 석유화학 업계는 이번 요금 개편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원료 투입 후 제품이 24시간 생산되는 연속 공정 특성상 생산량을 시간대별로 조정하는 것이 불가능한 구조다.
이번 개편 이후 업계의 생산 효율화를 위해 6개월의 유예 기간이 주어지지만, 업계는 해당 기간 의미 있는 대책을 내놓을 수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렇지 않아도 석화 업계는 최근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원재료 비용이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여천NCC가 이번 사태로 인한 불가피한 계약 미이행을 알리는 ‘불가항력’을 선언하기도 했다.
여기에 유가 급등이 중장기적 전기요금 추가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업계 부담이 이중으로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년 이후 7차례에 걸쳐 70%나 인상되면서 원가 중 전기요금 비중이 큰 석화 업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이번 요금 개편에 따른 혜택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주간 생산 위주인 다른 제조업들에 혜택이 집중되게 돼 상대적 박탈감만 커지게 됐다.
석화 업계 관계자는 “전기료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작 심각한 위기 상황인 석화 산업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개편안이다”며 “원가 부담이 더 커질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구조재편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서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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