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이 방산·우주·에너지 분야 대기업에 잇따라 대규모 자금 공급을 약속하고 있다. 올해 들어 한화, 두산에 이어 LIG 그룹까지 금융 지원 협약을 체결하며 첨단전략산업 중심의 기업금융 재편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14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LIG D&A(옛 LIG넥스원)와 방산 분야 금융 지원 협약을 맺었다. 5년에 걸쳐 3조원을 투입하며, 설비 확충부터 수출 지원, 해외 프로젝트, 협력사 동반 성장까지 기업 활동 전반을 뒷받침한다.
LIG D&A는 유도무기 등 핵심 무기체계를 개발·양산하는 국내 대표 방산 기업이다. 중동 분쟁 이후 '천궁Ⅱ' 등 지대공 미사일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출 실적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에는 사명에 '항공우주'(Aerospace)를 더해 D&A로 변경했고, 미국 현지 법인 'LIG디펜스 U.S. Inc.'까지 세우며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업 반경이 넓어진 만큼 설비·연구개발(R&D)에 들어갈 자금 규모도 커지는 구조다.
앞서 우리은행은 올 1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 등 한화그룹과 같은 틀의 협약을 먼저 체결했다. 방위·우주 산업군을 중심으로 설비 투자, 무역 금융, 해외 프로젝트 자금까지 포괄하는 내용이다. 4월 초에는 두산그룹과도 협력 관계를 맺었다. 두산이 집중하는 클린에너지, 자동화 로봇, 반도체 소재 등 세 축에 맞춘 금융 공급 체계를 설계했다.
(왼쪽부터)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 전성호 자금팀장, 손지영 금융기획실장, 안익성 경영관리본부장(CFO), 우리은행 배연수 기업그룹장, 송용섭 여신지원그룹장, 박용철 강남기업영업본부장이 14일 우리은행 본사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한화·두산·LIG 세 그룹이 공통적으로 힘을 쏟는 분야는 항공·우주·에너지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을 통해 우주·방산 사업을 확대 중이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확보까지 추진하고 있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를 통해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가스터빈 사업을 키우는 동시에 항공엔진 개발에도 착수했다.
우리은행이 이들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해외 프로젝트 금융 주선 기회까지 확보하려는 중장기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첨단전략산업 지원 기조와 궤를 같이하면서, 향후 한화·두산 계열사의 해외 사업에서 금융 주선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는 해석이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우리금융그룹의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가 있다. 우리금융은 2030년까지 5년간 생산적 금융 73조원, 포용금융 7조원 등 총 8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에만 첨단전략산업 4조6000억원, 혁신 벤처기업 3조원, 지역 소재 전략산업 3조원 등 12조7000억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다만 방산·에너지 분야는 기술 주기가 길고 대규모 투자를 수반하는 만큼, 여신 건전성 관리가 관건이다. 우량 기업 확보 경쟁이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사이의 균형이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 측은 "이번 지원은 국가 첨단전략산업 육성이라는 더 큰 전략적 틀에서 추진된다"며 "앞으로도 기업의 투자와 수출 확대를 지원하는 금융 구조를 고도화해 산업과 금융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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