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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용인 클러스터 품은 명지대, '반도체 소부장' 인력 공급 핵심 거점으로

특히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를 특화한 명지대는 삼성전자 국가산업단지, SK하이닉스 클러스터와 맞닿은 경기 용인에서 현장 밀착형 인재 양성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18일 경기 용인에 위치한 명지대...

용인 클러스터 품은 명지대, '반도체 소부장' 인력 공급 핵심 거점으로

대학 벽 허물고 ‘반도체 공장’ 옮겨와… 이론과 실습 1대 1 연계

삼성·SK하이닉스 양산 장비로 현장 적응력 높이는 3F6L 인프라 구축

용인 반도체 산단 가동 맞춰 ‘인력 공급 교차로’ 선점

RF플라즈마랩에서는 ‘진공기술실습’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명지대 학생들. (사진=임지연 기자)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정부가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첨단산업 특성화대학 재정지원사업’이 3년차를 맞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를 특화한 명지대는 삼성전자 국가산업단지, SK하이닉스 클러스터와 맞닿은 경기 용인에서 현장 밀착형 인재 양성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18일 경기 용인에 위치한 명지대 자연과학캠퍼스 제3공학관. 교육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관계자,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이곳을 방문해 사업 추진 현황과 인프라 구축 등 현장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 명지대-호서대, 소부장·패키징 인력 양성 박차

= 교육부는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로봇 등 첨단산업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23년 8개 대학에 540억 원을 지원하며 ‘첨단산업 특성화대학 재정지원사업’을 시작했다. 2024년 1175억 원(21개), 2025년 1167억 원(28개)으로 해마다 지원 규모를 키워온 이 사업은 올해 33개 사업단에 1209억 원을 투입하는 규모로 확대됐다. 올해는 바이오 2개, 로봇 3개 사업단이 신규 선정됐다. 사업 기간은 4년(2+2년)이며 2년 차에 단계평가를 거쳐 지속 여부를 가린다.

사업은 단독형과 동반성장형(수도권-비수도권 연합)으로 나뉜다. 명지대는 호서대와 동반성장형 컨소시엄으로 2023년 사업에 선정됐다. 비전은 ‘산학협력 기반의 문제해결형 반도체 소부장·패키징 인재양성’이다. 명지대가 반도체 소부장·전공정 장비 기술을 담당하고, 온양 인근 후공정 기업이 밀집한 호서대는 테스트·패키징 장비 기술을 맡아 역할을 나눴다.

이날 기자단을 대상으로 명지대 첨단산업 특성화대학 재정지원사업 추진 현황 브리핑을 진행한 홍상진 반도체특성화대학사업단장(반도체공학과 교수)은 “반도체 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만드는 까만 칩이 전부라는 인식이 있는데, 실제 산업은 설계·제조·장비·부품·테스트·패키징으로 분업화된 생태계”라며 “우리나라가 메모리 강국이다 보니 내재화된 대기업만 부각되고 나머지 생태계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용인이 반도체 제조 중심 도시인 만큼, 남들이 하지 않는 소부장·전공정 장비 인재를 키우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두 대학은 방학 중 수업 교류, 공동 워크숍, 학점 공유 등을 통해 교육 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명지대 학생들은 계절학기를 활용한 호서대 일주일 집중 과정에 참여하고, 호서대 학생들도 명지대를 방문해 서로의 장비와 강의를 공유한다. 첨단 패키징은 명지대가, 컨벤셔널 패키징은 호서대가 담당하며, 각자 제작한 웨이퍼와 기판을 서로 주고받아 공동 수업 과정도 개발 중이다.

호서대 교류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각 대학에 없는 장비를 실습 위주로 배울 수 있고, 현장에서 직접 근무하는 엔지니어에게 직접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이유다. 또한 기숙사를 지원받기 때문에 거리에 대한 부담도 없다는 설명이다.

명지대 반도체공학부 교육과정은 이론과 실습을 1대 1로 연계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으며, 3·4학년 산학프로젝트는 소부장 기업 위주로 과제를 수행하게 구성했다. 2027년에는 패키징 관련 실습 과목도 2개 추가된다.

홍 단장은 “현재 용인은 국토부 종합 개발 계획이 2032년까지 수립돼 있는 상황으로, SK하이닉스 산단 공사가 진행 중이고 삼성전자 국가산단 주변으로 75개 기업 입주 계획이 확정돼 있다”이라며 “기업 가동 시점과 졸업생 배출 시점이 맞아떨어지면 소부장 인력 부족 문제 해소에 폭발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학부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국가 기관인 나노종합기술원조차 정부 지원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하다. 다만 우리는 외부 연구 사업 수익으로 장비 유지·보수 비용을 충당해온 체계가 15년간 갖춰져 있다. 사업이 커진 만큼 그 체계를 스케일업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계측분석랩에 구비돼 있는 장비. (사진=임지연 기자)

■ 산업체 장비 갖춘 인프라 ‘장점’… 교육에서의 활용도 만점

= 브리핑을 마친 후에는 본격적인 시설 투어가 진행됐다.

현재 용인에 위치한 명지대 자연캠퍼스 제3공학관에는 3개의 팹(장비팹·공정팹·에코팹)과 분석랩, 인프라랩, RF플라즈마랩, 테스트랩, 첨단패키징랩, CAE랩 등 6개의 실험실이 구축돼 있다. 삼성이나 SK하이닉스 등에서 실제 사용하는 규모와 동일한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식각 장비, 증착 장비 등 반도체 전공정에서 활용하는 핵심 장비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글로벌 반도체 협회 ‘SEMI’(Semiconductor Equipment and Materials International)와는 연 1억 원 규모의 교육 위탁 계약을 맺고 연 8회 일주일짜리 장비 집중 교육을 운영한다. 동일 과정을 비교과 형태로 재학생에게도 제공하고 있다. 복도 한편에는 낡은 장비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2007년에 삼성전자에서 교체하면서 넘긴 장비들이다.

홍 단장은 “이 장비는 반도체 공장 내 유해 배기가스를 안전하게 처리해 외부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스크러버 설비다. 850~900명 규모 중견 기업들이 이 장비를 공급하는데, 아무도 반도체라고 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게 잘못되면 반도체 제조는 끝난다. 이런 소부장 기업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학생들이 이 복도를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고 전했다.

1억 5000만 원이 투입된 가스실도 필수로 갖춰야 할 공간이다. 반도체 공정에는 독성 가스와 발화성 가스가 사용되기 때문에 모든 가스는 캐비넷에 보관되고 누출 시 자동 잠금이 작동하도록 구축돼 있어야 한다. 때문에 안전 설비는 필수라는 것이 홍 단장의 설명이다.

클린룸 운영 방식도 눈에 띄었다. 적법한 절차로 사전 승인만 받으면 학생들이 24시간 자유롭게 클린룸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RF플라즈마랩에서는 ‘진공기술실습’ 수업이 한창이었다. 플라즈마 발생 장비 5대가 갖춰진 이곳에서는 15명의 학생이 4명씩 팀을 이뤄 광 방출 분광법(OES)을 활용한 진공 플라즈마 진단을 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분광계·광섬유 등 광학 부품을 직접 조립하고 플라즈마 방출광을 계측했다. 가스 종류, 압력, 입력 전력을 바꿔가며 분광 스펙트럼의 변화를 관찰하고, 그 결과를 물리적으로 해석해 실험 결과보고서로 정리하는 과정이다.

수업 조교를 맡은 이현준 씨는 “산업용 장비는 압력 수치를 입력하면 기계가 알아서 맞춰주지만, 여기서는 직접 조작해 압력을 맞춘다”며 “현장에서 압력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바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복도 한켠에 놓여있는 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홍상진 반도체특성화대학사업단장. (사진=임지연 기자)

■ 취업·대학원·연구직…소부장 특화 교육이 만든 진로 다양성

= 시설 견학을 마친 뒤 1층 강의실에서 교수·학생 인터뷰가 이어졌다. 삼성전자 출신 교수, 학부생 신분으로 SCI 논문을 게재한 학생, 삼성전자에 입사했다가 학교로 되돌아온 학생까지 이날 자리에는 각기 다른 경로로 명지대 반도체공학부와 인연을 맺은 이들이 모였다. 저마다의 사연은 달랐지만 공통점은 모두 반도체 소부장 생태계의 가능성을 직접 경험하고 나서 이곳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4학년 재학생인 김연수 씨는 명지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뒤 1학년을 마치고 휴학, 삼성전자에 입사해 2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다. 엔지니어를 꿈꾸며 입사했던 그는 명지대 반도체공학부 신설 소식을 듣고 복학 후 전과를 결정했다.

김연수 씨는 “회사 내부에서도 교육을 받을 수 있었지만, 사내에서 받은 졸업장이 외부에서 동일하게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고, 대학으로 돌아와 학업을 이어가게 된 계기가 됐다”며 “진로는 반도체 장비사로 결정했다. 학교 실습 프로그램을 통해 공정 각 단계를 직접 다뤄본 경험을 활용해 취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4학년 재학생인 정재훈 씨는 대학 입학부터 연구직을 목표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3학년 2학기 산학 프로젝트 결과물로 논문을 작성, 학부생 신분으로 SCI에 등재되기도 했다.

정재훈 씨는 “학교에 구축된 장비 중 테스트·패키징랩을 제외하고는 안 써본 것이 없다. 그 장비들을 써보면서 어떻게 연구해야 하는지 감을 익혔고, 논문을 쓸 때도 학교 장비들이 직접 활용됐다”며 “용인 출신이어서 어릴 때부터 명지대를 자주 왔었다. 그러던 중 반도체공학부가 신설됐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좋은 표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입학했다. 입학 때부터 연구직을 목표로 삼아 2학년 2학기부터 학부 연구생을 시작했고, 박사 졸업 이후에도 연구 생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처음에는 실습이 많아서 취업을 위한 학과인가 싶었지만, 3학년을 넘어가면서 실습으로 동기부여를 받고 이후 더 깊은 이론을 스스로 선택해서 수강하는 구조라는 걸 알게 됐다”며 “같은 반도체 분야라도 여러 과목을 배우고 나니 논문에 적용해 볼 수 있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걸 실제로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 열려 있었다”고 교육과정에 대해 평했다.

실제로 반도체공학부 졸업을 앞둔 20여 명 중 10명은 대학원 진학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에 정 씨는 “소부장 분야를 깊이 공부하다 보면 석사까지 가서 더 공부해보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 같다”며 “명지대에서 진행하고 있는 학석사 연계 과정의 경우 조기졸업 학점 기준을 4.0에서 3.5로 완화하고, 석사 과정도 최소 2년에서 1.5년으로 단축할 수 있어 학생들의 진학 유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단장은 “반도체 소부장 인력을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지리적 환경이나 현재의 여건 등은 훨씬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기업 가동 시점과 졸업생 배출 시점이 맞아떨어지는 그 교차로에서 명지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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