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백화점
백화점이 '덕질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비틀즈부터 빅뱅까지 세대 불문하고 팬덤을 불러들이면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비틀즈는 현대백화점, 데뷔 20주년을 맞은 빅뱅은 롯데백화점, 하이브의 신인 걸그룹 튜이드는 신세계백화점과 각각 손을 잡았다. 국내 주요 백화점 3사가 글로벌 아티스트와 대형 K팝 콘텐츠를 내세운 오프라인 행사를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팝업스토어, 미디어아트, 상설 전시 등 오프라인 전용 경험을 확대하려는 백화점 업계의 구조적 변화가 실적 호황과 맞물려 나타난 전략적 흐름이란 분석이다.
비틀스 팝업부터 빅뱅 20주년·하이브 신인까지…3사 3색 '팬덤 잡기'
/사진=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오는 30일까지 무역센터점 지하 1층에서 '비틀스 서울 에디션' 팝업스토어를 연다. 한정판 서울 티셔츠(7만9900원), '러버소울 러브서울' 티셔츠(6만9900원), 키링 4종(2만7500원), 북마커(2만3500원) 등 20여종의 공식 굿즈를 판매한다.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바워스앤드윌킨스와 협업한 청음존, 역대 앨범 표지 아카이브 전시, 럭키드로우 등 체험형 공간도 갖췄다.
롯데백화점은 YG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지난 23일까지 롯데타운 잠실 전역에서 빅뱅 데뷔 20주년 기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석촌호수 일대에 공식 응원봉 '뱅봉'을 형상화한 야간 조명과 5m 높이의 '뱅봉 크라운' 조형물을 세워 포토존을 조성했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서는 인기 베이커리 브랜드 협업 릴레이 팝업을 열고 한정 부채를 배포했으며, 에비뉴엘 6층 아트홀에서는 20년 역사를 재해석한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 '더 코스모스(the COSMOS)'를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초대형 미디어 파사드 '신세계스퀘어'를 활용했다. 지난 24일 데뷔한 하이브 신인 걸그룹 튜이드의 타이틀곡 'SUN KISS' 뮤직비디오 풀버전과 단독 시보 영상을 동시 공개했다. 2024년 11월 개관 이후 방탄소년단(BTS), 아일릿,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지드래곤 등에 이은 K팝 콘텐츠 확장이다. 본점 매장 내에는 멤버들의 목소리를 담은 안내방송을 송출해 명동을 찾는 국내외 팬들을 매장으로 자연스럽게 유입시키고 있다.
온라인 쇼핑 맞선 '체험형 공간' 진화…20년 만의 최대 호황 견인
/사진=신세계백화점
이처럼 백화점이 아티스트 및 엔터테인먼트 협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온라인 쇼핑과의 뚜렷한 차별화에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플랫폼 에픽AI의 코파일럿은 "가격과 편의성에서 앞서는 온라인에 맞서 오프라인 백화점은 상품 구매를 넘어 경험과 콘텐츠를 소비하는 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강력한 팬덤을 가진 연예인과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IP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집객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콘텐츠 경쟁은 최근 백화점 실적 호조와도 궤를 같이한다. 지난 2분기 국내 주요 백화점들은 감염병 사태 이후 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20%를 웃도는 성장세를 보이며 20년 만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유입도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2025년 기준 방한 외국인 수는 약 1890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비 인구 정체에 직면했던 전통 내수 산업 백화점이 글로벌 팬덤 콘텐츠를 통해 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돌파구를 마련한 셈이다.
다만 엔터테인먼트 협업 마케팅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연예인 관련 돌발 리스크가 브랜드 이미지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아티스트의 대중적 평판과 팬덤의 결집력이 마케팅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