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성장에도 자산보다 부채가 큰 자본잠식 지속
직매입 확대로 재고자산 급증하며 자금난 이어져
주관사서 빌린 500억으로 상장 심사 밀어붙이나
서울 장안평 중고차 매매단지 전경. [사진=이뉴스투데이 DB]
[이뉴스투데이 김경현 기자] 중고차 거래 플랫폼 헤이딜러 운영사인 피알앤디컴퍼니가 직매입 사업 확대로 외형 성장을 이뤘으나, 차입금과 자회사 부실에 따른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완성차 대기업의 진출까지 겹치며 중고차 시장의 자본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자금 압박이 커진 피알앤디컴퍼니는 상장 주관사로부터 긴급 자금까지 수혈받으며 무리한 확장을 강행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악화된 재무 건전성 문제가 자칫 소비자 피해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6일 피알앤디컴퍼니의 2025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996억원으로 전년 1223억원 대비 144.9% 오름세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14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냈으나, 자산총계 2336억원 대비 부채총계(2446억)가 더 큰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됐다.
이러한 재무구조 악화의 핵심 요인으로는 직매입 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종속기업들의 동반 부실이 꼽힌다. 직매입 차량의 진단, 세차, 촬영 등 상품화 과정을 전담하는 핵심 자회사 피알앤디테크베이의 부채는 1451억원에 달하며 지난해 1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수많은 차량을 세워두고 관리할 상품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결과다.
여기에 직매입 확장에 따른 재고 증가와 외부 차입금 급증이 재무 부담을 가중시켰다. 차량 매입을 위한 단기차입금은 181억원에서 657억원으로 약 3.6배 급증했고, 2025년 한 해 발생한 이자비용만 134억원에 달했다. 특히 장부상으로는 14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금의 유출입을 보여주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17억원을 기록해 극심한 자금 압박 상태임을 드러냈다.
결국 자금 가뭄이 거세지자 피알앤디컴퍼니는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지난 2월 말 500억원 규모의 기업여신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몸집을 키우는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지자, 주관사를 통한 대규모 자금 수혈을 택하며 상장을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피알앤디컴퍼니 감사보고서. [사진=다트 갈무리]
이러한 무리한 차입 경영의 이면에는 자동차 산업 지형의 격변이 자리잡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막강한 자본력과 품질 보증을 앞세운 완성차 대기업들이 인증중고차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플랫폼 스타트업 역시 대규모 상품화 시설을 갖춘 직매입 구조로 체질을 바꿔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출혈 경쟁이 서비스 품질 저하나 소비자 피해로 전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피알앤디컴퍼니가 인수한 정비사 동행 서비스 카바조 역시 부채 21억원에 순손실을 내고 있어, 중고차 시장의 핵심인 차량 진단 서비스의 질적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한 막대한 이자 비용과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향후 플랫폼 수수료를 인상하거나 중고차 매입 단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소비자나 기존 딜러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피알앤디컴퍼니는 올해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연간 130억원이 넘는 이자를 감당하며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버텨내야 하는 재무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향후 상장 과정에서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부상 영업이익을 냈다고는 하나 실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400억원 이상 마이너스인 심각한 자금 경색 상태다”며 “완전자본잠식 상황에서 500억원을 수혈받아 상장을 강행하는 것은 시장에 전형적인 ‘빚내서 몸집 부풀리기’로 비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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