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164.60포인트(2.42%) 오른 6,977.94로 거래를 종료했다. 코스닥은 6.70포인트(0.78%) 오른 868.07로 개장, 3.28포인트(0.38%) 오른 864.65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지난주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1.5% 뛰었다. 시장을 끌어올린 주역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이 한 주 동안 6조5천억원 넘게 국내 주식을 쓸어담는 사이 개인은 7조원 이상을 팔았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놓고 외국인과 개인이 정반대의 선택을 하면서 향후 증시 방향을 둘러싼 투자 주체 간 시각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0~14일 코스피에서 6조547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7조846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의 순매수 규모는 7719억원에 그쳤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코스피 상승과 직결됐다. 코스피는 지난주 5거래일 모두 상승 마감하며 한 주 동안 11.5% 올랐다. 7000선을 처음 넘어섰던 지난 5월 이후 주간 기준으로도 높은 상승률이다.
외국인 6조5천억 ‘사자’…반도체에 집중
외국인이 가장 강하게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SK하이닉스를 2조4311억원, 삼성전자를 2조2802억원 순매수했다. 두 종목에만 외국인 주간 순매수의 약 70%가 집중됐다.
반면 개인은 정반대였다. 삼성전자를 3조5311억원, SK하이닉스를 2조5792억원 순매도했다.
같은 종목을 두고 외국인은 ‘추가 상승’, 개인은 ‘차익 실현’에 무게를 둔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7일 46.61%에서 14일 46.80%로 소폭 상승했다. SK하이닉스 역시 50.81%에서 51.07%로 높아졌다.
외국인은 왜 다시 한국 증시로 돌아왔나
이번 외국인 매수세를 단순히 국내 증시가 싸졌기 때문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미국에서 AI와 반도체 산업의 장기 성장성을 뒷받침하는 실적과 전망이 잇따라 나오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가 되살아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10% 이상 증가했고, 슈퍼마이크로컴퓨터도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 전망을 내놨다. 메모리업체 샌디스크 역시 AI 인프라 수요를 바탕으로 중장기 매출 성장 전망을 제시했다.
결국 AI 투자 확대→데이터센터 증가→메모리 수요 확대→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개선이라는 연결고리가 다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관건은 ‘외국인 사자’ 이어질까 여부
문제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일시적인 반등에 그칠지 여부다.
외국인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연속 순매도하며 약 103조원을 팔아치웠다. 이달 들어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아직 누적 규모는 6450억원에 그친다.
지난주 6조5000억원이라는 강한 매수가 나타났다고 해서 외국인의 국내 증시 복귀가 완전히 확인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의미다.
다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되고 달러 약세 가능성이 커질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차손 부담이 줄어 국내 주식의 투자 매력도 높아진다.
외국인 자금이 반도체에 이어 자동차·운송·통신·제약·바이오·2차전지·IT하드웨어 등으로 확산될 경우 코스피 상승세가 특정 종목 중심에서 업종 순환매 장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개인 '대규모 순매도' 증시에 악재일까
개인의 대규모 순매도를 어떻게 볼지도 변수다.
최근 상승장에서 개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매도한 것은 지난달 급락장에서 발생한 손실을 만회하거나 차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개인 자금이 시장에서 완전히 빠져나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투자자예탁금이 100조원 아래로 내려왔지만 연초 수준인 87조원은 웃돌고 있고, 기존 자금이 실제 매수에 투입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결국 지금 코스피의 핵심 변수는 개인이 얼마나 다시 시장에 들어오느냐보다 외국인의 ‘바이코리아’가 지속되느냐에 있다.
외국인이 반도체를 넘어 국내 증시 전반으로 매수 범위를 넓힌다면 7천피를 넘어 추가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하고 반도체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경우 개인의 차익실현과 맞물려 상승 탄력이 약해질 수 있다.
지난주 코스피의 11.5% 상승은 단순한 지수 반등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외국인이 다시 한국 증시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하기 시작했는지, 아니면 반도체 호황에 올라탄 단기 수급 변화인지가 앞으로의 7000피 향방을 가를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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