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팔자'에도 스마트 개미가 방어선 구축... '천수답' 구조 탈피
AI·밸류업 주효하며 지수 역대 최고치 경신... "지배구조 개선이 안착 열쇠"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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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수십 년간 이어온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Coupling) 고리를 끊어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공세를 개인 투자자들이 방어하며 시장의 주도권이 재편된 결과, 코스피가 독자적인 궤적을 그리는 ‘탈동조화(Decoupling)’ 현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는 뉴욕 증시의 하락세나 고금리·강달러 등 대외 악재 속에서도 강한 하방 경직성을 보이며 상승 탄력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미국 증시가 하락하면 외국인이 신흥국 자산인 국내 주식을 최우선으로 매도하고, 이에 따라 지수가 급락하던 '천수답' 구조가 사실상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023년 8월 1조1790억원, 10월 3조1120억원 규모의 매물을 쏟아냈다. 이어 2024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1386.4원을 돌파하는 극한의 시장 환경 속에서 한 달간 4조3880억원의 자금을 회수하기도 했다. 과거라면 지수 폭락으로 이어졌을 대규모 이탈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이른바 ‘스마트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있다. 개인들은 외국인의 엑시트(Exit) 전략을 공포 매도로 대응하는 대신, 저점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며 시장의 하방 지지선을 구축했다. 정보력과 자금력을 갖춘 개인 투자자들이 핵심 수급 주체로 부상하며 외국인 주도의 장세를 정면으로 돌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체질 개선 동력으로 세 가지 요인을 지목한다. 우선 글로벌 AI 밸류체인 내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위상이 재정립되며 기업 가치가 재평가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어 정부가 추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며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된 점도 주효했다.
마지막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단기 매매에서 벗어나 장기 투자로 돌아서면서 시장의 기초체력을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수치상으로도 코스피 지수는 2025년 한 해 동안 75% 급등한 데 이어, 2026년 들어서도 25% 추가 상승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이러한 독자 행보가 지속 가능한 질서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주식은 여전히 지배구조와 중복상장 문제로 약 30% 수준의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다"며 "기업이 자본조달 창구로만 활용하는 중복상장을 원천 금지하되, 전략산업이나 신규 설비투자가 절실한 신사업 분야에 한해서만 심사를 강화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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