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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외국인 자금 재배치···반도체 비우고 조선·원전·바이오 이동

반도체 대형주에서 자금을 빼낸 외국인들이 조선·원전 등 에너지 인프라와 바이오 업종으로 투자 대상을... 이 같은 자금 이동은 기존 주도주였던 반도체 업종에서의 이탈과 맞물려 나타났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외국인 자금 재배치···반도체 비우고 조선·원전·바이오 이동

[서울파이낸스 이세인 기자] 국내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 자금 흐름이 업종별로 엇갈리며 시장 주도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에서 자금을 빼낸 외국인들이 조선·원전 등 에너지 인프라와 바이오 업종으로 투자 대상을 옮기는 '머니무브'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들어(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격화된 이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두산에너빌리티(4267억원), HD현대중공업(2217억원), 삼성중공업(1971억원) 등 조선·원전 관련주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효성중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전력·에너지 인프라 종목도 상위권에 포함되며 관련 업종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셀트리온 역시 상위권에 포함되며 바이오 업종으로의 자금 유입도 동시에 진행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자금 이동은 기존 주도주였던 반도체 업종에서의 이탈과 맞물려 나타났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7조8517억원, SK하이닉스 3조5305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연초 이후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국면에서 위험자산 노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와 기아 등 자동차 업종도 순매도 상위에 포함되며 경기민감주 전반에서 자금 회수 흐름이 이어졌다.

실제로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 비중은 최근 50% 아래로 내려와 현재 49.5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약 8개월 만으로, 기존 주도주에서 자금을 일부 회수하는 흐름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자금 이동 방향이 더욱 뚜렷했다. 삼천당제약(1226억원), 알지노믹스(805억원),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767억원), 파마리서치(673억원), 알테오젠(612억원) 등 바이오 종목이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닥 제약 업종을 3725억원 순매수한 데 이어 코스피 제약 업종에서도 3000억원 넘게 사들이며 특정 종목이 아닌 제약·바이오 섹터 전반으로 매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 등 고밸류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성장성과 이벤트 기대가 있는 업종으로 이동한 결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을 단순 순환매가 아닌 업종 교체 국면으로 보고 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수급은 기존 주도주의 차익실현과 동시에 새로운 업종으로의 포지션 재배치가 병행되는 국면"이라며 "단순한 시장 이탈이라기보다 리스크 관리 차원의 자금 재배치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도 "반도체에 집중됐던 외국인 매수세가 조선·원전주로 빠르게 이동한 것은 업종별 이벤트에 따른 주도주 교체 현상"이라며 "대미 투자 관련 정책 기대가 반영되며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외국인 자금 재배치 흐름은 투자 주체 간 성과 차이로도 이어졌다. 3월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기대와 달리 성과는 부진했다.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8개가 하락세를 보였고, 평균 수익률은 -9.37%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하락률(-6.08%)보다 낙폭이 컸다.

반면 외국인은 에너지와 바이오 등 업종 중심으로 자금을 재배치하며 순매수 상위 종목 평균 수익률 -0.28% 수준으로 낙폭을 제한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매도는 시장을 떠난다기보다 많이 오른 종목을 정리하는 흐름에 가깝다"며 "같은 자금이 에너지나 바이오처럼 모멘텀이 있는 업종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기대가 맞물린 업종인 만큼 수급이 더 강하게 붙는 모습"이라며 "당분간은 지수보다 정책 모멘텀이 있는 업종 중심으로 주도주가 빠르게 바뀌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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