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외계인의 존재를 믿는 한 남자의 이야기.
SF와 코미디, 스릴러까지 이 모든 장르가 한 작품 안에 들어옵니다.
개봉 20여년 뒤 할리우드 리메이크까지 이어지며 시간이 증명한 작품으로 평가 받는 영화, '지구를 지켜라' 이승종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외계인이 지구를 위협한다고 믿는 청년 병구.
기업체 사장 강만식을 외계인으로 지목해 납치합니다.
["저 혹시 고향이 안드로메다 아니십니까? (뭐라고?)"]
때수건과 물파스까지 동원해 벌이는 황당한 외계인 심문.
하지만 병구의 광기 뒤에는 가난과 가족의 상처, 사회에서 겪은 폭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난 다 알아. 니들이 왜 안드로메다에서 지구까지 왔는지, 니들이 지금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지, 니들이 우리 엄마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코미디와 SF, 스릴러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소시민과 권력자의 대결을 기괴한 상상력으로 풀어냈습니다.
[장준환/감독 : "대한민국에서의 어떤 부조리, 폭력 그리고 슬픔 이런 것들을 다 집대성해서…"]
2003년 개봉 당시에는 낯선 장르와 파격적인 전개로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해외에서 먼저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리고 20여년 뒤 그리스의 거장 요르고스 란티모스에 의해 '부고니아'로 리메이크되며 세계적인 영화 시상식에서 주목받았습니다.
[윤필립/영화평론가 : "(영화) 곳곳에 숨겨졌던 B급 정서가 단순히 B급 코믹함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어떤 것들을 상징하고 은유하려 했다는…"]
외계인의 시선을 빌려 우리가 사는 지구와 인간의 나약함을 서늘하게 비추어 본 영화.
지구상에 여전히 전쟁과 폭력이 되풀이되는 오늘날, 지구를 구하려 했던 한 청년의 엉뚱하고도 슬픈 외침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종입니다.
촬영기자:진만용 조용호/영상편집:김기곤/화면제공:CJ ENM 한국영상자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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