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높고 대출 고강도인데
공급 감소 불안에 전월세난 겹쳐
경기 매매하는 서울 사람 비중 늘며
'서울 옆세권' 지역 4~7%대 상승
10일 서울 강북권 성북구 아파트 단지. 뉴시스
서울 집값 상승률이 높고 대출 규제도 강해 전월세 매물마저 급감하면서 매매 수요가 경기로 이동하고 있다. 경기 일부 지역은 올해 들어서만 매매가격이 5% 넘게 오르고, 경기 지역에 집을 산 서울 거주자 비중이 3년여 만에 최대를 기록하는 등 수요 확산세가 가팔라졌다.
13일 직방이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에서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빌라 등)을 매수한 이들 중 서울 거주자 비중은 15.69%였다. 2022년 6월(16.28%)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반해 서울 집합건물 매수자 중 경기 거주자 비중은 지난해 중반만 해도 16%대였으나 지난달엔 13.76%로 낮아졌다.
그래픽=박종범 기자
이 같은 분위기에 경기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서울과 비교해 급격히 상승 중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4월 6일까지 서울에서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성북구로 3.81%를 기록했는데, 경기에선 용인시 수지구(6.70%), 안양시 동안구(5.47%), 구리시(4.30%), 광명시(4.24%), 성남시 분당구(4.16%), 하남시(4.09%)가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강세를 보인 강남구 누적 상승률은 오히려 마이너스(-)0.21%고 송파구가 1.00%, 경기 과천시가 0.74%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이는 극명하다.
공급 절벽 불안, 대출 규제 고려 수요 확대
지난해 서울 집값이 9% 가까이 오른 데다 고강도 대출 규제 속에서 그나마 한도가 큰 중저가 아파트들까지 '키 맞추기' 장세에 돌입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 문턱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당분간 수도권 주택 공급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전월세 매물까지 축소되며 '차라리 경기권에 집을 사자'는 심리가 커진 셈이다.
더군다나 올해 상승률이 가장 높은 수지구의 경우 지리적으로 분당, 강남과 가깝지만 그간 매매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점이 수요자들을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개발 호재도 영향을 줬다. 올해 초만 해도 14억, 15억 원 수준에서 거래됐던 수지구 'e편한세상 수지' 전용면적 84㎡가 이달 8일 16억 원에 거래되는 등 오름세가 확연하다. 평촌이 포함된 동안구에서도 '평촌더샵센트럴시티' 59㎡가 12억4,2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가격 부담과 금융 규제 환경이 맞물려 수요의 이동 경로가 재편되고 있다"며 "금리 수준과 대출 규제 강도에 따라 최근의 상황이 점진적으로 구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