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바이오코리아에서 이동기 올릭스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
올릭스가 간 조직을 넘어 지방조직과 중추신경계(CNS)로 리보핵산 간섭(RNAi) 치료제의 표적 범위를 넓히는 'OASIS 2.0' 전략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는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6'에서 특히 간 조직에 국한되었던 기존의 한계에서 벗어나 대사 질환 및 신경퇴행성 질환 시장으로 파이프라인 확장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RNAi 기술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가능성에 머무는 '판타지'가 아니라 이미 시장에서 효능이 검증된 플랫폼이다"라며 기술적 완성도를 강조했다. 실제 2018년부터 매년 평균 하나의 RNAi 치료제가 FDA 승인을 받고 있으며, 현재 시장에는 총 8개의 제품이 출시되어 산업적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기술의 핵심 경쟁력으로 ‘플랫폼 특성’을 꼽았다. 기존 소분자 화합물이나 항체 치료제가 이미 생성된 단백질을 억제하는 방식이라면, RNAi는 단백질 생성의 설계도인 mRNA를 직접 표적한다. 즉,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발현 자체를 억제하는 접근이다.
이 같은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확장성이다. 이동기 대표는 “이론적으로 인간 유전체 내 거의 모든 유전자를 표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매우 크다”며 “기존 신약개발에서 ‘약물화가 어려운 영역(undruggable target)’ 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개발 방식 또한 효율적이다. 질환 관련 표적 유전자를 선정한 뒤, 해당 mRNA를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서열을 스크리닝하고 이를 사전에 구축된 템플릿에 적용하는 구조다. 그는 "미리 설계된 템플릿에 표적 mRNA 서열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짧은 시간 안에 비교적 적은 자원으로 새로운 리드 물질을 도출할 수 있다"며 "이 점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기술의 강력한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간에서 지방·뇌로...OASIS 2.0 통한 조직 확장
올릭스는 이러한 RNAi 기술을 기반으로 자체 플랫폼 'OASIS(OliX Advanced Small Interfering RNA System)'를 구축했다. 이 플랫폼의 핵심은 약물을 목표 조직까지 정확하게 전달하는 기술이다. 구조적으로는 약물 본체인 ‘비대칭 siRNA 백본’과 표적 조직을 찾아가는 '리간드'로 구성된다. 약물을 간 조직으로 보내야 할 때는 간세포와 강하게 결합하는 이미 표준화된 'GalNAc(갈낙)'을 리간드로 활용하는 반면, 지방조직이나 중추신경계 등으로 약물을 보내야 할 때는 독자 개발한 '지질 접합체(Lipid Conjugate)'를 사용하는 원리다.
이 대표는 "초기에는 피부와 안과처럼 국소 투여가 가능한 영역에서 시작했지만, 이후 간으로 확장했고 현재는 CNS와 지방조직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전략은 'OASIS 2.0'으로 구체화됐다. 간과 국소 조직을 넘어 지방, 근육, 중추신경계까지 표적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지방조직 플랫폼에서는 의미 있는 전임상 성과가 확인됐다.
그는 "자체 지질 접합체를 활용한 피하주사를 통해 다양한 지방조직에서 표적 유전자 억제를 달성했고, 간과 신장에는 최소한의 영향만 나타났다"며 "단회 투여로도 마우스 모델에서 최소 70일간 효능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첫 타깃인 항비만 유전자 ARC7은 기존 GLP-1 계열 치료제와 차별화된다. 이 대표는 "ARC7 발현 억제(knockdown)는 지방 분해를 촉진해 특정하게 지방 조직은 줄이되 근육량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며 "GLP-1이 유발하는 위장관 부작용 등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릭스는 2027년 상반기 내 IND 제출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중추신경계(CNS)에서는 전달 전략 자체를 바꾸고 있다. 그는 "기존 척수강 내 주사(IT) 방식은 효과는 있지만 침습적 투여로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부담이 크기 때문에, CNS에서는 BBB 셔틀을 활용한 비침습적 전달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BBB 셔틀-siRNA 접합체를 개발 중이며 이를 위해 Vect-Horus 및 Key2Brain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과 협업하여 수개월 내 동물 실험에서의 개념 입증(PoC) 성과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 1회 투여 가능성"...비만·탈모·황반변성 임상 진전
올릭스 R&D 파이프라인. 사진=김선경 기자.
올릭스는 현재 간, 피부, 안과 영역에서 4개의 임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작년 일라이 릴리와 MASH/비만 치료제 ‘OLX702A’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로레알, 항서제약과도 각각 피부·모발 및 대사질환 분야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일라이 릴리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MASH/비만 치료제 ‘OLX702A’는 MARC1 유전자를 표적하는 GalNAc-siRNA로 간 지방 감소와 섬유화 억제를 동시에 겨냥한다. 이 대표는 "임상 1상에서 단회 투여로 평균 60~80%의 간 지방 감소가 10개월 이상 지속됐다"며 "연 1회 투여 스케줄로 개발할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인간 영장류 모델에서도 효과가 최소 3개월 유지됐으며, GLP-1 계열 약물과 병용 시 추가적인 체중 감소 효과도 관찰됐다.
안드로겐성 탈모 치료제인 OLX104C 역시 순항 중이다.그는 이 대표는 "현재의 탈모 치료법은 전신적으로 작용하여 성욕 감소나 발기부전, 우울증 같은 부작용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두피에 국소적으로 siRNA를 투여해 모발 재성장 효과를 얻으면서 전신 노출 시에는 빠르게 분해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임상 1b상이 진행 중이며,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기록하고 있다. 본격적인 효능 증명은 최소 6개월의 치료 기간이 필요한 만큼 향후 임상 2a상에서 확인될 예정이다.
황반변성 치료제 'OLX301A' 역시 초기 임상에서 의미 있는 신호를 확보했다. 이동기 대표는 "미국 임상 1상에서 반복 투여에도 중대한 이상반응이 없었고, 일부 환자에서는 시력 개선이 최대 5개월까지 지속됐다"며 "이를 초기 효능 신호로 보고 하반기 2상 진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분야는 전반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시점에 있으며, 앞으로 많은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릭스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속적인 기여를 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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