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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업재해가 사회적 투쟁으로 전개된 출발은 1987~1988 노동자대투쟁에 이어 전개된 문송면, 원진레이온 투쟁이다. 1988년 7월2일 당시 15살 문송면 노동자의 수은중독 사망 사건으로 노동 시민사회가 집단적 산재투쟁을 전개했고, 이어 이황화 탄소 중독으로 한 사업장에서 915명의 노동자가 직업병 판정을 받은 원진 레이온 투쟁이 수 년 동안 사회적 투쟁으로 전개됐다. 당시는 민주노총 창립하기 전으로 서노협, 전노협이 함께 투쟁했다.
문송면 원진레이온 투쟁으로 1990년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원청의 책임 등 산안법 전부개정이 이뤄졌고 1995년 노동자들의 건강을 전문으로 하는 직업환경의학의사 제도가 도입됐다. 원진 레이온 산재 노동자들은 노동자들을 위한 병원, 연구소 설립에 보상금을 내놓았고, 이것이 원진녹색병원과 원진 노동환경연구소의 출발이었다. 2018년 민주노총의 제기로 ‘문송면 원진 노동자 30주기 추모사업’을 진행하고, 삼성 반도체 직업병 투쟁으로 장기 농성 중이던 강남 삼성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에 매년 7월 첫 째 주 일요일에 마석 모란공원에서 ‘산재 사망 노동자 합동 추모제’를 진행해 왔고, 이는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2002년부터 4월을 ‘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의 달’로 정하고 추모사업, 정책사업, 현장사업 등 노동안전보건 사업을 집중 전개한다. 이는 4월28일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The International Commemoration Day for Dead and Inquired Workers) 제정에 따른다.
1993년 4월 10일 TV 만화영화 <심슨 가족>의 바트 심슨 인형을 만들던 태국의 공장에서 화재 사고로 188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노동자들이 인형을 훔쳐갈 지 모른다’는 이유로 회사가 밖에서 공장문을 닫고 외출했던 것이 참극의 원인이었고, 국제적 공분을 샀다. 1996년 4월 28일 각국의 노조 대표자들이 추모 촛불집회를 개최했고, 이것이 확대되면서 ILO(국제노동기구)가 2003년부터 기념일로 제정했다. 4월 28일은 “죽은 자를 추모하고, 산자를 위해 투쟁하라”는 기치 하에 전 세계 노동자의 생명의 존엄성을 확인하는 결의를 다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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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민주노총의 4월 집중 집회는 ‘부당한 산재 불 승인’을 규탄하며 근로복지 공단 앞에서 주로 개최됐다. 2008년에는 ‘불어라 노동 건강 봄바람’이라는 이름을 달고 울산에서부터 서울까지 전국 자전거 순회 행진을 전개했고, 2010년에는 환경미화원 노동자 씻을 권리 국민 캠페인단’ 출범, 여수에서 진행한 발암물질 추방 및 직업병 산재 인정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도 있었다.
매년 4월에 진행하는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은 2006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21주년이 됐다. “산재 사망은 기업의 살인이다”를 사회적으로 제기한 한국의 기업 살인법 제정 운동의 출발점이었다. 2011년 인천공항철도 선로 보수 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5명의 죽음으로 하청 산재 문제가 제기됐다. 이후 민주노총의 4월 사업은 ‘하청 산재 원청 책임 강화, 산재 사망 처벌 강화’를 걸고 구의역 김군, 메탄올 중독 청년 실명, 당진 현대제철, 현대 중공업등 현안 투쟁과 결합하여 전개했다.
끈질긴 투쟁은 2019년 김용균 투쟁으로 이어져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으로 이어졌고, 2020년 4월 민주노총의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원년 투쟁 선포는 한익스프레스 노동자 38명 사망으로 폭발적으로 확대됐다. 연중 전개한 투쟁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2023년 4월에는 윤석열 정권의 생명안전 개악저지 투쟁의 달로 정하고 전국 순회 투쟁을 전개하기도 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진행된 민주노총의 첫 집회였던 4월 집회에 깃발마다 매단 노란 리본은 세월호 참사 추모의 상징으로 확산되었고, 2024년 4월에는 세월호 10주기 사업과 함께하면서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결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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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 죽어간 노동자를 추모하는 것, 산자를 위해 투쟁하는 것은 4.28의 정신이자, 민주노총 4월 사업의 기치이다. 민주노총은 2005년부터 건강권 단체,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 단체와 공동으로 ’산재사망 시민 추모위원회‘를 조직하고,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행사를 공동으로 진행해 왔다. 2010년 용광로에 빠져 죽은 청년 노동자, 30분 배달제로 사망한 배달 노동자 추모제를 시작으로 매년 진행해 왔고, 2011년 부터는 ‘아주라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추모행사를 정동길에서 보신각에서 열었고, 2013년에는 여수 등 전국 4개 지역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철도, 지하철 관련 노조인 궤도협의회에서는 4월 28일을 알리는 역사 포스터를 전국에 부착했고, 철도와 지하철의 신호기에 안내 문구를 담고, 안내 방송을 했다. 건설산업연맹은 매년 4월 29일 한익스프레스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제를 열었고, 공공운수 노조는 5월 마지막 주에 구의역 참사 추모를 이어가 올해 10년을 맞게 된다.
1991년 캐나다를 시작으로 19개 국가가 4월 28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했다. 그러나 산재 사망 1위 한국은 2025년이 되어서야 ‘산업재해 근로자의 날’로 국가기념일로 제정됐다. 하지만 계엄과 탄핵 정국 속에서 근로복지공단이 주관하는 형식적 기념일이 됐다. 무엇보다 4.28의 정신인 ‘추모’와 ‘투쟁’은 사라져 버렸다. 민주노총은 ‘4.28 산재 사망 노동자의 날’로 명명하고 기본 정신을 이어 나가는 사업과 투쟁을 지속할 것이다.
노동자 죽음이 오늘도 내일도 계속되고, 12개 달력은 매달 추모와 투쟁계획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민주노총의 매년 4월은 다시 한번 신발을 고쳐 메고 ‘산재 사망 노동자를 추모하는 봄’ ‘노동자 건강권 쟁취를 위해 투쟁하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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