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오태완 의령군수
의령발전 촉매 남북6축 고속도로 연장 총력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지역 선정에 역량 집중
군민 피부로 느끼는 정책으로 만족도 향상
“청년 정착해 미래 설계하는 의령 만들 것”
오태완 의령군수가 취임 100일을 맞아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의령군
2만 4000명. 도내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의령은 지역소멸이라는 단어가 더 차갑고 싸늘하게 느껴지는 지역이다. 하지만 지난해 경남 사회조사에서 의령군은 ‘어제 걱정’ 항목이 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인구, 예산 등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규모가 작지만 주민 만족도만은 그렇지 않다. 특히 의령군 정책 중에는 지역 맞춤형으로 주민들이 실생활에서 피부에 와닿는 것이 많다. 3선 임기를 시작한 오태완 군수 또한 민선 9기는 ‘의령에 살길 잘했다’고 느끼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그리는 청사진을 들여다 본다.
-민선 9기 취임 100일을 맞았다. 소감은.
“100일은 성과를 자랑하기에는 짧고, 군민 기대를 확인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의미 있는 첫걸음도 내디뎠다. AI·미래에너지 기업과 148억 원 규모의 첫 투자협약을 체결해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열었고, 농림축산식품부와는 247억 원 규모의 농촌협약을 맺어 정주환경 개선의 기반을 마련했다. 민선 8기가 변화의 기반을 닦는 시간이었다면, 민선 9기는 그 변화를 군민의 일상에서 완성해야 할 때다. 군민이 ‘의령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것을 넘어, ‘의령에 살길 잘했다’고 느끼도록 하겠다.”
-‘더하는 행정’을 군정 가치로 내걸었는데, 어떤 의미인가.
“새로운 사업을 많이 벌이는 것보다 이미 시작한 정책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선 9기 ‘더하는 행정’은 기술과 콘텐츠, 전문성을 더해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약속이다. 주요업무 보고회에서도 공직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토론했다. 화두는 ‘무엇을 새로 할 것인가’보다 ‘기존 정책에 무엇을 더할 것인가’였다. 행정에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하고, 지역 자원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입히는 것이다. 의령 수박을 주스로, 망개떡을 아이스크림으로 재해석하는 ‘의령 한 스푼’이 좋은 예다. 사업의 숫자보다 군민의 삶과 지역의 미래에 무엇을 더했는지로 평가받겠다.”
-‘빵빵버스’에 이어 ‘교통약자 특별이동수단’도 직영화하면서 반응이 좋다. 어떻게 결단을 했나.
“교통을 산업이 아닌 복지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농촌에서 버스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어르신에게는 병원과 시장으로 가는 길이고, 학생에게는 학교로 가는 길이다. 그 길을 지키는 일은 행정 책임이라고 판단했다. 경남 최초로 버스 완전공영제를 시행해 ‘빵빵버스’ 요금을 0원으로 낮췄다. 이용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7% 늘었고, 주민들의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지역 상권에도 활력이 돌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까지 도내 최초로 직영화했다. 특별교통수단 직영화는 ‘빵빵버스’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일이다. 요금은 0원으로 낮추고, 이동의 문턱은 없애는 것. 의령이 지향하는 교통복지의 방향이다.”
오태완 의령군수가 취임 100일을 맞아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의령군
-민생안정지원금 50만 원이 민생과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지만, 군 재정에는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군민의 생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행정이 제때 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원금은 의령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해 가계 부담을 덜고 지역 내 소비로 이어지도록 했다. 131억 원이 투입됐지만 기존에 확보한 교부세 여유재원을 활용해 별도의 빚을 내지 않았고, 주요 현안사업과 필수 행정서비스에도 차질이 없도록 살폈다. 재정 건전성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다. 다만 재정의 가치는 얼마나 남겼느냐뿐 아니라 군민에게 가장 필요한 순간에 얼마나 제대로 쓰였느냐에도 있다. 앞으로도 재정의 원칙을 지키면서 민생에 꼭 필요한 곳에는 과감하게 투자하겠다.”
-주민 실생활에서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많이 추진하려고 한다.
“군민이 체감하는 행정은 일상의 걱정을 덜어주는 데서 시작한다. 전등 하나가 고장나도, 수도꼭지에서 물이 새도 누군가에게는 큰 걱정거리다. 민생현장기동대가 대표적이다. 직접 찾아가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해 주니 군민들 사이에서 ‘효자대행서비스’, ‘의령의 맥가이버’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는 다자녀튼튼수당으로, 장례를 치르는 유가족에게는 장례지원비로 힘을 보탠다. 빵빵버스와 민생현장기동대, 장례지원비를 묶은 ‘민생안심 3책’도 교통과 생활, 복지의 걱정을 행정이 함께 나누겠다는 뜻이다. 일상의 작은 불편부터 삶의 무거운 부담까지 행정이 함께 책임지겠다.”
-남북6축 고속도로와 의령IC(나들목) 신설은 의령 미래가 달린 현안이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의령은 경남의 지리적 중심에 있다. 그러나 의령에는 고속도로가 없다. 1973년 함안 군북IC가 개통된 이후 50년 넘게 다른 지역의 관문에 의존해 왔다. 이제는 ‘나가기 좋은 의령’에서 기업과 사람이 ‘들어오기 좋은 의령’으로 바꿔야 한다. 고속도로가 열리면 부림일반산업단지의 기업 유치와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에도 힘이 실릴 것이다. 경남도와 사업의 당위성과 실현 가능성에 뜻을 같이하고, 합천·함안군과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범군민추진위원회도 출범시켜 지역의 뜻을 모았다. 2027년부터 의령IC 신설과 주변지역 개발을 위한 기본구상 용역도 추진할 계획이다. 의령의 고속도로 시대를 열고 경남의 교통지도를 바꾸는 일이다. 정부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드시 반영되도록 끝까지 뛰겠다.”
오태완 의령군수가 취임 100일을 맞아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의령군
-국립국어사전박물관은 난항을 겪고 있다.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가.
“우리말은 민족의 자존심이다. 일제강점기 목숨을 걸고 우리말 사전 편찬과 우리말 지키기에 힘쓴 이극로·이우식·안호상 선생이 모두 의령 출신이다. 국립국어사전박물관이 의령에 들어서야 할 이유다. 지난 7월 의령한글공원을 준공했다. 학술발표회와 건립 타당성 조사로 사업의 당위성을 알려왔고, 국어사전 등 서적 100여 점과 관련 유물 35점도 확보했다.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 지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당시 의령지역 1호 공약으로 채택됐다. 국회와 정부 관계부처에 건립 필요성을 알리고 있으며, 경남도와 함께 2027년 기본구상·타당성 조사 용역비 10억 원의 국비 반영도 요청했다. 국가사업으로 확정돼 건립이 본격화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모으겠다.”
-지역 소멸이 가장 무거운 과제다. 정부에 요구와 정책 제안이 있다면.
“지역소멸은 지역의 존립이 걸린 문제다. 의령은 인구가 2만 4000여 명으로 경남에서 가장 적고, 고령화율도 45%에 이른다. 이런 농촌에 농어촌기본소득은 지역을 지탱할 중요한 정책이다. 조례를 제정하고 전담팀(TF)과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시범사업 선정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2028년 전면 시행을 예정한 상황에서 소멸위기 지역들이 추가 시범지역 선정을 위해 경쟁해야 하는 현실에는 아쉬움도 있다. 정부 정책에는 획일적인 기준보다 유연성과 포용적 접근이 필요하다. 가령 인구 5만 명 이하이면서 소멸 위험이 큰 군 지역은 지원 규모와 방식을 탄력적으로 설계해 더 많은 지역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가 시범사업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하고, 향후 정책 설계에 지역별 소멸 위험과 여건을 반영해 주길 바란다.”
-민선 9기에 꼭 하고 싶은 정책은 뭔가.
“청년이 의령을 잠시 거쳐 가는 곳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의령은 운전면허 취득비와 중고차 구입비, 시험 응시료 등 청년의 실제 생활에 필요한 지원을 묶은 청년정책 패키지를 추진하고 있다. 민선 8기에는 청년 귀농·귀촌 1000가구 이상이 의령에 새롭게 들어왔다. 폐교를 활용한 청년센터 ‘청춘만개’와 단기 체류공간, 임대주택도 마련했다. 민선 9기에는 신혼부부 주택과 100가구 규모의 청년·노동자 임대주택, 유스호스텔 조성까지 추진해 청년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기반을 넓히겠다. 청년이 일하러 오고, 살러 오고, 놀러 오는 의령. 청년의 일상부터 미래까지 챙겨 그 말이 현실이 되도록 만들겠다.”
/유은상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