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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시내의 스타트업로드] "장례를 장례답게"…송슬옹 대표, '100원 상조'...

송슬옹 고이장례연구소 대표. 사진=오시내 기자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저희가 하고 싶은 일은 장례를 장례답게 만드는 기준을 정립하는 것입니다." 송슬옹 고이장례연구소 대표는 회사를 한 문장으로 이렇게...

[오시내의 스타트업로드] "장례를 장례답게"…송슬옹 대표, '100원 상조'...

‘100원 상조’로 진입장벽 낮추고 가격·유통 혁신…“장례는 금융이 아니라 서비스”

송슬옹 고이장례연구소 대표. 사진=오시내 기자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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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하고 싶은 일은 장례를 장례답게 만드는 기준을 정립하는 것입니다.”

송슬옹 고이장례연구소 대표는 회사를 한 문장으로 이렇게 정의했다. 장례 서비스 자체를 새롭게 만든 것이 아니라, 가격과 구조를 바꾸는 방식으로 산업을 재설계하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고이장례연구소는 ‘100원 상조’라는 합리적인 상품과 후불 구조를 결합하며 기존 상조 시장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상조업계 불신 해소…패키지 대신 품목별 가격 ‘정찰제’

상조는 국내에서 이미 보편화된 서비스다. 연간 사망자 약 35만명 가운데 60~70%가 상조를 이용할 정도로 시장 규모도 크다. 다만 구조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선불 납입 방식과 패키지 상품 중심 구조로 실제 비용과 서비스의 괴리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송 대표는 “상조는 보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할부에 가깝다. 수백만원대 장례 상품을 나눠 내는 구조일 뿐, 장례 시점에 추가 비용을 내는 경우도 많다”며 “패키지 구조 특성상 사용하지 않는 항목까지 비용에 포함되고, 현장에서는 추가 판매가 이뤄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이장례연구소는 이 지점을 해결하고자 출발했다. 패키지를 해체하고, 품목별 가격을 공개하는 ‘정찰제’를 도입했다. 필요 없는 항목은 제외하고, 필요한 만큼만 선택하는 방식이다. 장례지도사의 수익 구조 역시 매출이 아닌 서비스 중심으로 재설계했다.

장례에 드는 비용도 크게 낮췄다. 고이장례연구소의 평균 장례 비용은 약 280만원 수준이다. 기존 상조 상품이 400만~50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송 대표는 “불필요한 유통 구조를 줄이고, 운영 효율을 높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불안을 해소하는 ‘장례’…’100원 상조’로 본질 꿰뚫어

송 대표의 관점은 ‘가격’보다 ‘고객’에 맞춰져 있다. 그는 “사람들이 장례를 준비하고 싶어서 상조에 가입하는 게 아니라, 불안해서 가입한다”며 “그 불안을 해결하는 비용을 낮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런 판단 끝에 나온 것이 월 100원으로 가입하는 ‘100원 상조’다.

고이장례연구소가 100원 상조에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유지하는 핵심은 고객 확보 방식이다. 기존 상조회사들이 설계사 조직, 홈쇼핑, 오프라인 영업 등에 의존하는 반면, 이 회사는 검색 기반 유입 구조를 구축했다. 장례 비용, 절차, 지역별 정보 등을 콘텐츠로 만들어 고객이 필요할 때 자연스럽게 유입되도록 했다.

송 대표는 “광고로는 선택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장례 정보에 집중했다”며 “검색을 통해 들어오는 고객을 중심으로 구조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회사는 수십만개의 콘텐츠를 구축해 검색 노출을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소비자 유입을 확대했다.

이 같은 구조는 수익 모델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존 상조회사들이 선불금 운용 등 금융 수익에 의존하는 반면, 고이장례연구소는 실제 장례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매출에 집중한다.

송 대표는 “저희는 금융 회사가 아니라 장례 서비스 회사”라며 “고객이 실제로 장례를 치르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서비스 매출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통 비용과 모객 비용을 줄여 마진이 크지 않아도 수익이 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메모리얼 테이블 서비스. 사진=고이장례연구소 제공

숙련된 장례지도사 양성…고인 기억하는 장례 ‘경험’ 구축

고이장례연구소의 또다른 특징은 장례지도사를 직영으로 운영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프리랜서 형태가 많은 업계와 달리, 자체 기준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 품질을 관리한다. 고객 만족도, 현장 피드백 등을 반영한 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품질을 개선한다.

송 대표는 “장례지도사는 혼자 일하는 구조라 피드백이 부족한 직업”이라며 “표준을 만들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운영 비용 부담에 대해서는 기술로 대응했다. 장례 진행과 정산, 커뮤니케이션을 시스템으로 자동화해 관리 효율을 높였다.

서비스 방향도 기존과 다르다. 장례를 단순 의례가 아닌 ‘경험’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다. 대표적인 것이 메모리얼 테이블 서비스다. 고인의 사진과 이야기를 중심으로 공간을 구성해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기억을 나누도록 한다. 송 대표는 “형식보다 의미가 중요한 장례로 변화하고 있다”며 “가족들이 고인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이장례연구소는 자서전 제작, 생전 기록 서비스 등으로 고인을 기억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장례 이후가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의 기록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이는 단순 상조 서비스를 넘어 ‘라이프 케어’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궁극적으로 회사가 지향하는 것은 시장 구조의 변화다. 특정 기업의 성장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기준을 바꾸겠다는 목표다.

송 대표는 “우리가 먼저 시도한 방식이 업계에 확산되는 것을 보며 시장이 바뀌고 있다는 걸 느낀다”며 “궁극적으로는 어느 회사를 선택하든 장례다운 장례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 변화의 출발점에 고이장례연구소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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