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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시내의 스타트업로드] "5년 뒤 나무 없다"…안정록 루트릭스 대표, 조...

현장에서는 카카오톡 등 메신저로 필요한 수목을 요청하면, 조건에 맞는 수목을 대신 찾아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안 대표는 "현장에서는 시간과 인력이 부족해 직접 비교하고 찾는 과정 자체가 부담"이라며 "요청만 하면...

[오시내의 스타트업로드] "5년 뒤 나무 없다"…안정록 루트릭스 대표, 조...

조경수 생산 감소에 ‘공급 공백’…시간차 구조가 리스크

전화·인맥 중심 유통 구조 여전…중소 시공업체 부담 집중

820개 농가 데이터 확보…루트릭스, 수목 유통 디지털 전환

안정록 루트릭스 대표. 사진=오시내 기자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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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나무가 없는 건 아닙니다. 조경수는 식재 후 성목이 되기까지 최소 5~10년이 걸립니다. 지금 심지 않으면 5년 뒤 건설 현장에는 '공급 절벽'이 닥칠 수밖에 없습니다.”

안정록 루트릭스 대표는 현재 구조적 공급 리스크에 직면한 조경 산업을 이렇게 진단했다. 도시 개발과 주거 환경 개선 수요가 늘며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생산 기반은 오히려 약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준 없는 수목 유통…中企 시공업체 부담 증가

조경 산업은 공급과 수요 사이에 시간차가 존재한다. 수목은 단기간에 생산할 수 없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나무는 최소 몇 년 이상 키워야 하는데, 최근 농가 감소와 생산 축소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 생산이 줄어든 영향은 당장이 아니라 몇 년 뒤 공급 공백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크게 드러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수급을 넘어 유통 구조에 있다. 현재 수목 유통은 여전히 전화와 인맥 중심으로 돌아간다. 표준화된 데이터나 가격 기준도 부족하다. 안 대표는 “필요한 수목을 찾기 위해 여러 농가에 일일이 연락을 돌려야 하는 구조”라며 “중개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정보 접근성이 제한되고, 가격도 기준 없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의 부담은 특히 중소 조경 시공업체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대형 건설사는 일정 수준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지만, 중소 업체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최근 조경 품질 요구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수종을 소량으로 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럴수록 네트워크가 부족한 중소 업체는 수목 수급에 훨씬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부담이 더 직접적이다. 안 대표는 “지방에서 5억~20억원 규모 프로젝트를 맡는 현장 소장들은 대표가 직접 시공과 관리까지 1인 다역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목 확보가 늦어질 경우, 공기(공사 기간) 지연과 지체상금 발생이라는 경영 리스크로 직결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진짜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지점은 바로 이들 중소 현장”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조달 프로세스를 효율화하는 것이 루트릭스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진짜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지점은 바로 이들 중소 현장”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조달 프로세스를 효율화하는 것이 루트릭스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사진=루트릭스 제공

표준화된 수목 데이터 구축…中企 문제까지 해결

루트릭스는 이러한 문제를 데이터 기반으로 풀고 있다. 전국 수목 정보를 모아 플랫폼으로 제공하고, 필요한 수목을 찾아주는 방식이다. 특히 단순 중개가 아니라 ‘컨시어지’ 방식이라는 점이 다르다. 현장에서는 카카오톡 등 메신저로 필요한 수목을 요청하면, 조건에 맞는 수목을 대신 찾아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안 대표는 “현장에서는 시간과 인력이 부족해 직접 비교하고 찾는 과정 자체가 부담”이라며 “요청만 하면 필요한 수목을 찾아주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 적용도 병행하고 있다. 라이다(LiDAR) 기반 3D 스캐닝을 활용해 수목의 형태와 크기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이를 디지털 자산화(Inventory)하는 방식이다. 안 대표는 “기존에는 사진이나 육안에 의존해 판단이 주관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목을 규격화하면 육안 검수의 번거로움을 없애고 원격 거래의 신뢰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루트릭스는 현장 데이터를 먼저 구축하는 전략을 택했다. 안 대표는 “처음부터 인공지능을 적용하기보다 실제 시장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직접 농가를 방문하고 데이터를 쌓는 방식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산업은 기술 이전에 기준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었다”고 덧붙였다.

루트릭스는 설립 이후 줄곧 ‘데이터 자산화’에 집중해왔다. 사진=루트릭스 제공

실제 루트릭스는 설립 이후 줄곧 ‘데이터 자산화’에 집중해왔다. 그 결과 전국 820개 농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80만주 이상의 정밀 수목 데이터를 확보하며 업계에서 독보적인 정보력을 갖추게 됐다. 이러한 데이터 경쟁력은 곧 실적으로 이어져, 최근 누적 거래액 85억원을 달성하는 등 조경 유통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 대표는 정책 한계를 지적하며 산업 전반의 성장도 강조했다. 그는 “조경 수목은 산업 규모에 비해 정책적 지원이나 기준이 부족한 편”이라며 “가격 체계나 생산 지원이 체계적으로 마련되지 않아 산업 전반이 불안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루트릭스는 향후 중소 조경 시공업체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지금까지는 대형 프로젝트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졌지만, 실제로는 중소 현장에서 더 큰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며 “중소 시공업체가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루트릭스는 단순한 유통 플랫폼이 아니라 기준이 없던 조경 산업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체계를 만드는 회사”라며 “가격과 유통, 정보 기준을 정리해 산업 구조를 바꾸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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