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자동 배정하는 현행 방식이 55년 만에 폐지되면서 교육재정 기반이 흔들리고 공교육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육계는 이번 개편으로 노후학교 개선·특수교육·다문화교육·기초학력 보장 등 현장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단행한 교부금 개편이 오히려 교육 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부와 기획예산처는 기존의 내국세 연동 방식을 폐지하고, 학령인구 변화와 경상성장률을 반영한 새로운 교부금 산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1972년 시작된 교육교부금 내국세 연동 구조는 반세기 넘는 역사를 뒤로하고 막을 내리게 됐다.
정부는 학령인구는 줄어들지만 경직성 경비 비중이 높은 지방교육재정 구조의 특수성을 감안해, 세출 중 학생 수와 무관하게 유지되는 교직원 인건비(60%)는 반영하지 않고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만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현행 제도에 따른 교부금과 새 산식으로 산출한 교부금 간 차액은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 내 인재·교육계정 수입으로 보장된다. 이 재원은 유아 및 고등·평생교육, 교부금 감소 시 보전, 우수인재 유치 및 국가인재 유출 방지 등 전략적 투자 확대에 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교부금 총액이 전년보다 줄어드는 경우 그 차액을 국고로 보전하는 방안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명시하기로 했다.
이에 교육계는 교부금 개편이 지방교육재정 축소로 이어져 공교육 위축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는 이번 개편이 지방교육재정의 실제 여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교부금 총액이 전년과 같더라도 물가와 인건비, 학교 운영비 등 교육에 필요한 제반 비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재정 여력은 오히려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교원단체들도 연동제 폐지 추진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측은 학생 수만으로 교육재정의 적정 규모를 판단하는 것은 학교의 현실을 외면한 계산으로 정부는 교원 확충과 과밀학급 해소, 고교학점제와 기초학력 보장, 인공지능(AI)·디지털 교육을 추진하고, 서·논술형 평가 확대까지 논의하고 있는데 이 모든 정책에는 사람과 예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책은 계속 늘리면서 이를 실행할 재정을 줄인다면, 결국 그 빈자리는 교사의 노동과 학부모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올해 이례적으로 높은 경상성장률 전망을 대입하면 당장은 교부금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경상성장률이 정상화되고 학령인구 감소 여파가 반영되면 인건비와 시설비 등 고정지출을 감당하면서 새로운 교육수요에 대응할 재정 여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시·도교육청은 세수가 감소했을 때 지방채를 발행해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고, 이후 세수 호황으로 교부금이 크게 늘어나면 이를 상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호황기에 늘어난 재원을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에 적립해 감소기에 활용하는 등 교육청 차원에서 재정 변동을 완충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교부금 총액이 전년도보다 줄어들 경우 국가가 차액을 보전하는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지만, 교육계에서는 재원 구조를 바꿀 경우 경기 하락기에 지방교육재정을 지탱할 별도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OECD는 한국의 교육 확대가 경제 발전의 핵심 역할을 했으며, 초등교육 확대가 1960년대 노동 집약 산업, 중등 교육 확대가 1970~1980년대 자본 집약 산업, 고등 교육 확대가 1990년대 이후 IT와 지식 경제 발전의 기반이 됐다고 분석했다.
OECD는 "한국은 양질의 교육을 받은 노동인력 창출을 통해 글로벌 지식 경제의 선두를 지켜왔다"며 "한국은 PISA 최상위권 국가 중 하나이며 고등학교 교육과 고등교육을 수료한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우여곡절 끝에 마련한 새로운 제도가 교육을 위축시키거나 국가의 100년 대계에 부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기만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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