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성장성 우려에 반도체 투심 위축…엔비디아·AMD 동반 급락
FT ‘장기 AI 슈퍼사이클’ 보도에 반등…외국인 삼성전자 순매도 축소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9.88포인트(0.75%) 오른 6,690.90으로 마감하며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다시 부각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주가가 일제히 조정을 받은 가운데, 국내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반된 주가 흐름을 보였다. AI 인프라 투자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된 가운데, 장기 수요 구조 변화 기대가 맞서며 시장 해석이 엇갈렸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80% 오른 22만6,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개장 초 1.13% 하락한 21만9,500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21만8,500원까지 밀렸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빠르게 만회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0.54% 내린 129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반도체주 약세는 오픈AI의 성장 둔화 가능성을 둘러싼 보도에서 촉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사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회사의 매출 성장 속도가 충분하지 않아 향후 컴퓨팅 계약 비용을 충당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경영진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샘 올트먼 CEO의 공격적 인프라 확장 전략과 비용 통제를 중시하는 CFO 간 시각차가 존재한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 보도는 뉴욕증시에서 AI 인프라 생태계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엔비디아는 1.6%, 브로드컴은 4.4%, AMD는 3.4% 하락하며 반도체 업종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다만 오픈AI는 곧바로 성명을 통해 “사업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내부 분위기도 긍정적”이라며 “컴퓨팅 자원 확보와 성장 전략을 둘러싼 경영진 간 이견은 없다. 회사는 여전히 성장 궤도에 있다”고 반박했다. 시장에선 29일로 예정된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기술기업의 실적 발표가 향후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시는 미국발 AI 거품론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하락 출발했으나, 오후 들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흐름이 반전됐다. 특히 오후 1시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AI 슈퍼사이클’ 분석 기사가 나오며 삼성전자 상승 폭이 커졌다. FT는 “AI 기술의 폭발적 성장이 과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지배했던 호황-불황 주기를 사실상 종결시킬 수 있다”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장기 공급 계약이 업계 수익 구조를 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구조 변화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강한 가격 결정력을 부여하며 장기 슈퍼사이클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장중 흐름 변화가 확인됐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기전자 업종에서 4,000억원 이상 순매도하던 외국인이 관련 보도 이후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순매도를 약 1,000억원 수준으로 축소했다”며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흐름을 보였다. 서 연구원은 “이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혜 기대감이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인식이 작용하면서 보합권 흐름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덜 상승했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날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4억원, 3,513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반면 개인은 3,943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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