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적십자병원, 290억 들여 ‘5·18대동평화관’ 조성
전남광주시, 2029년 완공 계획
2026년 07월 27일(월) 19:40
광주시 동구 불로동에 있는 옛 광주적십자병원. <광주일보 자료 사진>
5·18 (구) 광주 사적지 제11호 옛 광주적십자병원이 2029년까지 총사업비 290억원을 들여 ‘5·18대동평화관(가칭)’으로 재조성된다.
사적지 지정 뒤 28년 만에 국비 지원이 확정되면서 오랜 논란도 마침표를 찍었다.
전남광주시는 지난 24일 5·18민주화운동 정신계승위원회 사적지소위원회를 열어 ‘옛 광주적십자병원 보존 및 활용 방안’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그동안 관련 단체 사이 견해차로 미뤄져 왔던 공간 활용 문제가 이번 회의에서 매듭지어졌다.
시는 1980년 5월 시민 헌혈과 부상자 치료로 대동정신의 상징이 된 옛 병원의 역사성을 살려 나눔·연대의 기억을 계승하는 복합공간으로 꾸민다는 방침이다.
올해 안에 기본·실시설계 발주를 시작해 2029년 완공하는 로드맵이 잡혔다.
1층은 ‘나눔과 연대의 대동평화 공간’으로 채워진다. 항쟁 당시 부상자를 받아냈던 응급실은 원형 그대로 두고, 헌혈 교육·전시를 위한 몰입형 아카이브와 자치공동체 체험존, 시민친화형 오월시민카페가 자리를 잡는다.
2층은 ‘5·18동행 플랫폼’으로 조성된다. 5·18 왜곡 정보를 걸러내는 팩트체크 스튜디오, 진실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 스튜디오, 사회적 현안을 논의하는 빛의 소통방이 들어선다.
3층은 ‘5·18 국제인권 플랫폼’으로 특화된다. 수술실·중환자실·헌혈실은 1980년 5월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되고, 나머지 공간에 아시아인권위원회 등 국제 인권기구 유치용 시설과 국내외 탐방객을 위한 맞춤 숙박시설 ‘오월 광주 스테이’가 배치된다.
옛 광주적십자병원은 1949년 금남로 인근에서 개원해 지역 공공의료를 담당하다 동구 불로동 현 위치로 옮겨왔다. 1995년 경영난으로 학교법인 서남학원에 매각돼 서남대 부속병원으로 운영되던 이 병원은 서남학원 부실 여파로 2014년 문을 닫았다.
방치 기간이 길어지면서 부지 민간 매각 움직임<2019년 8월 29일 광주일보 6면>이 나오자 5·18 관련 단체와 시민사회가 사유화 반대 운동에 나섰고, 광주시가 2020년 7월 약 88억원에 서남학원으로부터 소유권을 사들이면서 공공 관리 체계로 편입됐다.
매입 뒤에도 안전등급 D~E 판정과 활용 방향을 둘러싼 이견이 겹치면서 사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 사이 지난해 국비 199억원이 확정돼 시비 91억원과 합쳐 총사업비 290억원이 갖춰졌고, 이번 소위원회 합의로 공간 배치까지 정리되면서 착공 예열 단계에 들어섰다.
사적지소위원회는 이번 회의에서 지난 6월 사회적 합의를 이룬 ‘빛의 혁명 발원지 5·18 구묘지 민주공원 조성사업 건축계획’도 통과시켰다. 망월동 5·18 구묘지 일원 민주공원 조성사업이 후속 행정 절차에 진입하면서 5·18 사적지 정비 시계가 동시에 빨라질 전망이다.
전남광주시 관계자는 “단체 간 이견으로 정체됐던 대표 사적지 정비가 본궤도에 올랐다”며 “대동정신이 물리적 공간을 넘어 국제 인권 담론으로 확장되도록 설계 단계부터 촘촘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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