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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예산·인프라 부족에 ACC 제 역할 못해 ‘속 빈’ 문화수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법적 근거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은 처음 제정될 당시인 2007년에는 유효기간이 2026년 12월 31일까지로 명시된 한시법이었다.

예산·인프라 부족에 ACC 제 역할 못해 ‘속 빈’ 문화수도

예산·인프라 부족에 ACC 제 역할 못해 ‘속 빈’ 문화수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20년 종합 진단

5대 문화권 보조사업비 배분

국비 32·지방비 38·민자 20%

7대 문화권→5대 문화권 축소

민주평화교류원 아직도 미완성

2026년 04월 28일(화) 19:40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법적 근거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은 처음 제정될 당시인 2007년에는 유효기간이 2026년 12월 31일까지로 명시된 한시법이었다. 하지만, 제때 예산이 투입되지 않아 사업 완료 기한 연장을 위한 개정이 두차례나 이뤄져 결국 2036년까지로 연장됐다. 그나마 문화전당 등 문화인프라도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7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과 종합계획 4차 수정계획 수립을 앞두고 예산집행 방식을 비롯해 사업 전반을 총체적으로 진단해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성사업 발목잡는 예산 배분방식=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핵심인 5대 문화권을 포함한 보조사업은 20년간 문화수도 청사진의 30%도 채우지 못했다.

보조사업 총사업비 3조 4019억원 가운데 투입액은 9920억원으로 집행률 29.2%다.

국비는 1조 3807억원 가운데 4425억원이 들어가 32.0%, 지방비는 7896억원 가운데 2998억원으로 38.0%, 민자는 1조 2316억원 가운데 2497억원으로 20.3%에 머물렀다.

전액 국비로 건립한 문화전당의 예산 집행률 97.2%와 견주면 격차가 한눈에 드러난다.

가장 큰 걸림돌은 국비-지방비 5대5 매칭 구조다. 광주시는 재정자립도가 낮고 채무비율이 높아 국비를 따와도 매칭 지방비를 마련하지 못해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전문가들은 광주가 꾸준히 국비 보조율을 7대3으로 높여달라고 주장해 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국비 보조금 자체가 2023년 513억원에서 2024년 220억원, 2025년 172억원으로 3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2026년 222억원으로 회복했지만 잔여 사업기간 1조원 규모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5대 문화권 핵심 인프라 대부분 미완 = 2007년 문화수도 조성 종합계획에서 7대 문화권으로 설정됐던 권역은 2022년 3차 수정계획에서 5대 문화권으로 줄어들었다.

핵심 인프라 가운데 일정대로 마무리된 사업도 손에 꼽힌다. 문화전당·교류권은 2015년 문화전당 개관과 2021년 미디어아트플랫폼(GMAP) 조성으로 외형을 갖췄지만, 융합문화과학권의 K-콘텐츠 테크타운은 2027년부터 2035년까지 사업이 잡혀 있어 사실상 다음으로 넘겨진 상태다.

미래교육문화권의 어린이 아트앤사이언스파크는 2024년 첫 삽을 떠 2028년 완공이 목표이고, 시각미디어문화권의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신축도 2028년에야 마무리된다.

아시아공동체문화권의 월봉서원 문예체험 복합관은 2018년에 시작했지만 완공은 2026년이다.

권역 안에서도 지역 편차가 크다. 서구 마륵동 일대 미래교육문화권은 광주공항 군 시설이 자리해 사업 발굴 자체가 제약돼 왔고, 남구 송암산단을 끼고 있는 융합문화과학권은 광주실감콘텐츠큐브(GCC)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CGI센터)으로 거점을 마련했지만, 권역 전체로 확장되는 흐름이 더디다.

◇제역할 못하는 문화전당’= 5대 문화권의 미완 속에서 그나마 정착한 거점인 ACC도 ‘제 역할’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ACC는 2015년 개관 이후 2023년까지 누적 1479만명, 연평균 185만명이 찾았고 콘텐츠의 74%를 직접 기획·창작해 ‘문화발전소’를 표방해 왔다. 아시아 38개국 440개 기관과 교류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그러나 정보원·창조원·예술극장·어린이문화원·민주평화교류원 등 5개 원 사이의 연구·창제작·유통·환류 선순환은 여전히 미완이다.

자체 수익 모델이 없어 정부 예산 의존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와의 상호 연계와 동반 성장도 기대만큼 확장되지 못했다.

광주에 전당이 들어서면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가 함께 성장하고 교류·협력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옛 전남도청 본관에 자리한 민주평화교류원의 미완성은 ACC 정체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이기훈 광주시민사회 지원센터장은 “문화전당은 2015년에 개관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반쪽짜리 개관이었다”며 “민주평화교류원이 미완성인 상태에서 전당이 운영됐기 때문에 5월과 광주의 역사문화 자산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창제작하고 아시아로 연결하겠다는 근본 취지가 충분히 구현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옛 전남도청 복원 이후 운영 주체를 둘러싼 논란도 새로운 쟁점이다.

옛 전남도청은 ACC의 한 공간이자 민주평화교류원의 핵심 축이지만, 일부에서는 ACC와 분리해 별도 소속기관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이를 두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법적·계획적 원리와 ACC 정체성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화수도 조성사업이 시민 일상에 닿지 못한 점도 뚜렷한 한계다. 광주연구원이 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조성사업 인지도는 5점 만점에 2.99점, ‘일상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33.6%로 가장 많았다.

도시 이미지 개선(35.5%)과 문화향유 여건 개선(34.1%)을 체감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지만, 지역주민 소득증대·일자리 창출 분야는 성과 3.17점·향후 중요도 3.86점으로 ‘성과는 낮고 중요도는 높은 영역’으로 분류됐다.

/정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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