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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영화의거리, 공실·무인점포 확산...무너지는 전주 구도심

전주 구도심 상권의 마지막 버팀목으로 여겨졌던 '영화의거리'마저 쇠퇴의 흐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한때 젊은 층과 관광객으로 붐비던 거리에는 폐업한 상가와 무인 매장이 늘어나 상권 기능이 약화하고 있어 원도심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화의거리, 공실·무인점포 확산...무너지는 전주 구도심

28일 영화의거리 일대 빈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송채우기자

전주 구도심 상권의 마지막 버팀목으로 여겨졌던 '영화의거리'마저 쇠퇴의 흐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한때 젊은 층과 관광객으로 붐비던 거리에는 폐업한 상가와 무인 매장이 늘어나 상권 기능이 약화하고 있어 원도심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오전 10시쯤 찾은 영화의거리 일대는 과거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곳곳에는 '임대' 안내문이 내걸린 빈 점포들의 눈에 띄었다. 빈 상가들 사이를 무인 오락실과 인형뽑기방, 가챠샵(랜덤 뽑기) 등이 채우고 있었다. 한 골목에만 4~5개의 무인 매장이 들어선 곳도 있었으며, 이 일대의 무인점포는 수십 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 등의 매장이 밀집하며 쇼핑 중심지 역할을 했던 영화의거리는 이제 '사람 없는 매장'과 빈 상가만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유동 인구를 끌어들이던 상업시설이 사라진 자리에 무인 업종이 들어서면서 상권의 성격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수년간 의류매장에서 일해 온 황모(40대)씨는 “주차장도 없고 빈 상가들만 있으니 젊은 친구들도 와서 할 게 없다며 안 오려고 한다”라며 “손님이 줄어 상권이 침체하고, 침체한 상권 때문에 다시 손님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영화의거리 일대는 중소형 점포들이 연이어 문을 닫으며 상권의 연속성이 끊긴 상태다.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 방식이 이동한 데다 인구 유출까지 지속되면서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감당하지 못한 오프라인 매장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반면, 무인 오락·뽑기 업종은 상대적으로 인건비와 초기 시설비 등 기초 비용이 적게 들어 투자수익을 맞추기 쉽다 보니, 공실을 빠르게 메우고 있다. 하지만 무인점포의 공실 메우기도 한계가 있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영근 원도심 상인회장은 “원래는 이 부근 상인회원이 500명 정도였으나 지금은 350명 정도로 줄었다”라며 “원도심의 상징이 ‘영화의거리’인 만큼 공실을 활용해 청년 창업가나 지역 예술인들에게 저렴하게 공간을 임대 해주는 등 유동 인구가 머물 수 있는 장소로 전환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심 공동화의 주요 원인으로 ‘무분별한 외곽 개발’에 따른 도시 팽창을 지목하며 지자체 차원의 주도적인 공실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마강래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외곽 개발이 원도심을 침체시키는 부정적 외부 효과를 낳는 만큼, 개발 주체에게 원도심 치유 비용 성격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검토돼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이어 그는 “지역이 가진 특화 자원을 중심으로 도시 밀도를 내부로 집약시키는 '압축 전략'을 통해 구도심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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