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후보자 잇단 사퇴에 인사검증 시스템 불신 확산
DMZ 지뢰 사고·북한군 포로 송환 논란…명확한 설명 요구
거시지표 개선에도 체감경기 냉랭…"삶 나아지는 변화 필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추석 연휴 충청권 민심의 화두는 인사와 안보, 민생경제로 모아졌다.
장관 후보자의 연쇄 낙마로 정부의 인사검증 체계를 향한 불신이 커진 데다 안보 현안과 냉각된 체감경기까지 겹치면서 추석 민심은 차가웠다.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른 것은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까지 낙마하면서 청와대의 추천과 검증 과정 전반에 대한 신뢰에 치명타를 입었다. 급기야 인사위원장이던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의 표명에 이르렀다.
세종에 거주하는 30대 문 모 씨는 "검증 기준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인사들이 연달아 낙마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부의 추천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며 "청년층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공정과 도덕성의 잣대가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현안을 바라보는 시선도 무거웠다.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의 원인 규명과 대응 수위를 둘러싼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내 북한군 포로 송환 과정의 비공개 처리를 놓고 여야 간 설전도 계속됐다. 사고 대응과 정보 공개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장기화하면서 정부가 국민 불안을 해소할 명확한 설명을 내놔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군 복무 중인 아들을 둔 50대 지 모 씨는 "DMZ에서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면 국민과 장병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경위를 신속하고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정부가 중심을 잡고 분명한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고 일침했다.
지역 현장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문제는 민생경제였다. 일부 대기업의 수출 실적과 경제성장률 등 거시 지표가 개선됐다는 정부의 설명에도 고물가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서민과 자영업자가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차갑다는 반응이 적잖았기 때문이다.
추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농·축산물과 외식비 등 생활물가 부담이 두드러졌다. 소비 여력이 줄면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회복세도 제한적인 만큼 경제 지표보다 가계와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전에 거주하는 60대 송 모 씨는 "장바구니 물가가 오른 것이 체감돼 명절 지출도 부담스러웠다"며 "지표상 경제가 나아졌다는 설명은 서민의 현실과 거리가 있어 전혀 와닿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이밖에도 내달 출범 예정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둘러싼 사법·검찰 개혁 공방과 함께,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시행 중인 대규모 농지 전수조사 및 농지법 개정 여파도 입에 오르내렸다. 수사 구조 개편에 따른 치안 역량 변화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실경작 농민들 사이에서 불거진 농지 소유 규제 강화에 대한 불안감이 한 축을 이뤘다.
정치권도 추석 연휴 확인한 민심을 토대로 정부의 대응 방향을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갑)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경제성장률 3% 초과와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 달러 돌파, 내년까지 160조 원이 넘는 추가 세수에도 서민의 삶은 어렵다는 하소연이 이어졌다"며 "묘수보다 국민의 기대에 맞는 상식에서 출발해 서두르지 말고 착실하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반성했다.
국민의힘 정희용 사무총장은 SNS에서 "추석 민심은 어느 때보다 싸늘했고 경제·안보·인사·사법에 이르기까지 걱정의 말씀이 많았다"며 "국민은 거창한 말보다 삶이 나아지는 변화와 국민·장병의 안전을 지키는 정부를 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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