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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역대 최대 보상' 거부한 HD현대重 노조의 모순된 요구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추석 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교섭을 이어가고 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11만원 인상, 격려금 1,000만원+200%, 상품권 50만원 등 조합원 1인당 평균 3,968만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보상안을 제시했다.

'역대 최대 보상' 거부한 HD현대重 노조의 모순된 요구

박인섭 사회부장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추석 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교섭을 이어가고 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11만원 인상, 격려금 1,000만원+200%, 상품권 50만원 등 조합원 1인당 평균 3,968만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보상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파업 시간을 하루 7시간까지 끌어올렸다. 회사의 역대급 제안마저 거부한 노조의 핵심 요구는 '영업이익 30% 성과 공유'와 대폭적인 기본급 인상이다.

그러나 이 같은 요구는 조선업 특유의 산업 구조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외면한 주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처럼 노조가 단년도 영업이익을 이유로 고정비 성격의 기본급과 성과 배분율을 대폭 올리려는 시도는 조선업의 변동성을 고려할 때 매우 위험하다. 조선업은 선박 발주량, 선가, 환율, 원자재 가격에 따라 실적이 크게 출렁이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호황기에 고정 인건비를 과도하게 높여놓으면 향후 불황이 찾아왔을 때 그 부담은 기업의 생존 자체를 흔들게 된다. 결국 호황기에는 이익의 30%를 배분받고 불황기에는 고용과 임금을 보장해달라는 논리는 성과에 따른 리스크는 일절 부담하지 않은 채 이익만 취하겠다는 모순된 주장이다. 이러한 고정비 증가와 과실 독식 문제는 회사의 미래 생존을 위한 재원 확보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HD현대중공업이 최근 호황을 누리는 배경에는 지난 장기 불황 속에서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견디며 기술 개발과 설비 투자를 멈추지 않았던 역사가 있다. 회사는 현재도 암모니아·수소 추진선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전용 공장 구축 등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 중이다. 이 자금은 당장 나눠줄 현금이 아니라 수년 뒤의 일감과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미래 자산이다. 당장의 실적만을 근거로 이익을 무조건 쓰자는 요구는 다음 계절에 열매를 맺을 씨앗까지 남겨놓지 않고 다 먹어버리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나아가 특정 집단에 집중된 보상 요구는 함께 성과를 일궈낸 다른 구성원들과의 형평성마저 무너뜨린다.

기업이 창출한 성과는 노조에 가입된 일부 직영 근로자만의 독점적 결과물이 아니다. 현장에서 함께 땀 흘린 수많은 협력사 근로자와 연봉제 직원들의 공헌이 합쳐진 결과다. 한정된 이익 재원 중에서 노조 조합원에게만 성과 배분을 집중하라는 요구는 회사를 함께 이끌어온 다른 구성원들의 몫과 미래 연구개발 예산을 빼앗는 이기주의에 불과하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이익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강행하는 파업이 호황의 성과마저 스스로 지워버리는 역설을 낳는다는 점이다. 조선업 호황기에는 납기 준수가 곧 글로벌 수주 경쟁력이다. 파업 장기화로 생산 차질이 누적되면 어렵게 확보한 시장의 신뢰와 수주 경쟁력에 스스로 타격을 입히게 된다. 호황의 과실을 더 많이 챙기겠다며 벌이는 투쟁이 정작 호황의 결실 자체를 무너뜨리는 모순에 빠진 셈이다. 결국 지금 노조에 필요한 것은 파업 수위를 높이며 회사를 압박하는 투쟁이 아니다. 자신들의 요구가 회사의 미래 투자와 동료 근로자들의 몫, 그리고 조선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지는 않은지 책임 있게 돌아보아야 할 시점이다.

박인섭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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