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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행산업 돋보기] "카드 한 장에 서울 담았다"…'디스커버서울패스' 10...

하지만 서울은 이들을 단순히 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울만의 IT DNA를 심었다. 뉴욕 패스(The New York Pass)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자유의 여신상 크루즈 등 고가의 입장료가 들어가는 랜드마크와 브로드웨이 투어...

[여행산업 돋보기] "카드 한 장에 서울 담았다"…'디스커버서울패스' 10...

2016년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해 글로벌 3대 관광 패스 도약…교통·결제 묶은 IT 기술력 넘사벽

디스커버 서울패스 4종 디자인. 사진=서울광광재단

[비즈월드] 서울 관광의 지형을 바꾼 디스커버서울패스(Discover Seoul Pass)' 올해로 출시 10주년을 맞았다.

2016년 첫 출시 당시 "과연 외국인이 카드 한 장으로 서울을 다닐까"라는 내부의 회의론을 딛고, 이제는 런던 패스, 뉴욕 패스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서울 관광의 마스터키이자 글로벌 베스트 프랙티스로 우뚝 섰다.

지난 10년 동안의 드라마틱한 발자취와 시장의 열띤 반응 그리고 패스가 불러온 수천억원대 경제적 파급 효과를 심층 진단한다.

2018년 당시의 디스커버 서울 패스 광고. 사진=서울관광재단

◆ “불통(不通) 서울을 뚫어라”…편견을 깬 10년의 개척사

10년 전, 서울을 찾는 개별 외래 관광객(FIT)들의 가장 큰 고충은 역설적이게도 서울의 자랑인 대중교통이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환승 시스템을 갖췄음에도 외국인들에게는 이용 방법이 복잡했고, 주요 관광지마다 일일이 표를 사는 과정은 언어의 장벽에 막히기 일쑤였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이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 2016년 7월, 관광지 입장권과 교통카드를 결합한 디스커버서울패스를 야심 차게 선보였다.

초창기에는 제휴 시설이 16곳에 불과해 “살 이유가 없다”는 냉혹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재단은 멈추지 않았다.

24·48·72시간권으로 상품 체계를 정교화하고, 세계 최초로 실시간 잔여 시간을 초 단위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 연동 시스템을 도입했다.

단순히 입장권 묶음을 파는 것이 아니라 서울 여행의 경험을 설계하기 시작하자 시장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디스커버 서울패스를 구매하고 있는 관광객. 사진=서울관광재단

◆ 글로벌 벤치마킹, “뉴욕·런던 패스와 무엇이 다른가”

디스커버서울패스는 기획 단계부터 세계적인 관광 패스인 뉴욕 패스와 런던 패스를 철저히 분석했다. 하지만 서울은 이들을 단순히 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울만의 IT DNA를 심었다.

뉴욕 패스(The New York Pass)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자유의 여신상 크루즈 등 고가의 입장료가 들어가는 랜드마크와 브로드웨이 투어 등 엔터테인먼트에 특화되어 있다.

강력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민간 대형 시설들이 주축이 된다.

반면, 서울 패스는 고궁과 같은 역사적 자원과 찜질방, 스파 같은 생활 밀착형 콘텐츠를 섞어 뉴욕보다 훨씬 다채로운 한국적 경험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런던 패스(The London Pass)는 런던탑, 웨스트민스터 사원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적지 중심이다. 특히 블루 배지 가이드가 동행하는 도보 투어 등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매우 강하다.

서울 패스는 초기에 이 모델을 벤치마킹해 고궁 해설 등을 강화했지만 런던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바로 교통 통합이다.

런던 패스는 교통 기능을 위해 오이스터 카드를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서울은 카드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

뉴욕과 런던의 패스 운영사 관계자들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 디스커버서울패스에 대해 가장 놀라는 점은 실시간 정산 및 사용 데이터 트래킹 시스템이다.

물리적 카드와 모바일 앱이 실시간으로 동기화돼 교통 잔액과 패스 잔여 시간을 한눈에 보여주는 기술력은 서울이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구매가능해진 디스커버 서울패스. 사진=서울관광재단

◆ 팬데믹의 겨울을 지나 ‘디지털 날개’를 달다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는 관광업계에 사형 선고와도 같았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며 패스 판매량은 바닥을 쳤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 시기를 디지털 대전환의 기회로 삼았다.

실물 카드 없이도 QR코드 하나로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전용 패스 인프라를 완비했고, 따릉이(공공자전거)와 공항철도(AREX) 등 연계 교통망을 더욱 촘촘히 엮어 비대면 올인원 체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선제 대응은 엔데믹 이후 폭발적인 수요로 돌아왔다. 재개방 이후 서울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디스커버서울패스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템이 됐다.

대만의 유명 여행 블로거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패스 하나로 시내에 진입해 고궁을 구경하고 밤에는 한강에서 따릉이를 타는 경험은 서울에서만 가능하다”며 극찬했다.

현재 이 패스는 클룩(KLOOK), 트립닷컴, KKDAY 등 전 세계 30여개 주요 OTA 채널을 통해 24시간 전 세계에로 판매되고 있다.

디스커버 서울패스로 대중교통을 사용하고 있는 외국 관광객. 사진=서울관광재단

◆ 수천억원의 나비효과, 서울 경제의 ‘심폐소생술’

본지가 서울관광재단의 내부 운영 데이터와 경제적 지표를 분석한 결과 디스커버서울패스가 지난 10년 동안 창출한 가치는 단순 판매액의 수십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목 관광을 살리는 낙수 효과로 자본력이 부족해 해외 홍보가 불가능했던 시내 중소 박물관, 소규모 공방, 개인 운영 체험 시설들이 패스 제휴를 통해 연간 수십만 명의 외국인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제휴 시설이 100여 곳으로 늘어나면서 재단이 이들에게 지급하는 정산금은 침체된 지역 관광 생태계를 지탱하는 실질적인 혈세이자 성장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

더불어 관광객 체류 시간과 소비 총량도 비약적으로 증대됐다.

패스라는 상품 특성상 구매자들은 비용 본전을 찾기 위해 동선을 넓힌다. 통계에 따르면 패스 이용객은 일반 관광객보다 서울 체류 시간이 평균 1.2일 길고, 인근 상권에서 지출하는 식비와 쇼핑 비용 역시 15~20%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빅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관광 행정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패스 사용 때 발생하는 로그 데이터는 수백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서울시는 이 데이터를 활용해 관광 셔틀버스의 배차 간격을 조정하고, 편중된 관광객을 분산시키기 위한 신규 거점을 개발하는 등 과학적 행정을 구현하고 있다.

디스커버 서울패스로 코엑스 입장권을 구매하고 있는 외국 관광객. 사진=서울관광재단

◆ 2026 비전 “서울의 라이프스타일(Soul of Seoul)을 팝니다”

10주년을 맞이한 2026년, 디스커버서울패스는 관광 입장권이라는 낡은 옷을 벗고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랜드마크를 찍고 가는 여행이 아니라, 서울 사람처럼 먹고, 쉬고, 즐기는 경험을 상품화하는 것이다.

재단의 2026 추진 계획에 따르면,앞으로 패스에는 서울의 대표적인 찜질방과 스파 시설 이용권이 대거 포함되며, K-뷰티 쇼핑 특전과 미식 체험 프로그램이 결합된다.

이는 소셜 미디어에 민감한 MZ세대 외국인 관광객들의 로컬 지향적 욕구를 정확히 겨냥한 포석이다.

디스커버서울패스의 성공은 단순히 티켓을 많이 판 것이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의 관광 주도권을 지자체가 확보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제는 30여개의 글로벌 OTA 채널이 서울관광재단의 패스를 팔기 위해 경쟁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은 수익성을 넘어, 축적된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해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드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지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0년 전 작은 카드 한 장에서 시작된 도전이 이제는 유·무형의 사회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서울 관광의 핵심 엔진으로 기능하고 있다.

디스커버서울패스의 10년은 서울이 구경하는 도시에서 살아보는 도시로 진화해온 기록이 되고 있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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