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與 상임위 단독 배분에 반발
與 “복귀 않으면 남은 7개도 차지”
2차 특검 연장에 野 ‘필버’ 예고
與 내부 ‘검수완박’ 요구 거세
野 “피해자 위한 안전장치 필요”
조정식 국회의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78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앞서 열린 환담에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 후반기가 출범한 지 50여 일이 지났지만 여야의 대치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회 중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11곳의 위원장을 단독 배분하자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이 상임위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면서 국회 정상화는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끝내 원내로 복귀하지 않을 경우 야당 몫으로 남겨둔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자당이 맡을 수 있다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민생을 끝까지 외면한다면 엄중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현재 민주당은 자당이 확보한 11개 상임위를 단독 가동하며 입법 드라이브를 거는 한편, 야당 몫의 상임위 소관 사안도 부처 업무보고를 받는 등 독자적인 현안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양보나 그에 준하는 조치가 선행돼야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럴 거면 다수당이 18개 상임위를 모두 가져가는 방안을 마련하라”며 “그렇지 않다면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맡을 때 제2당이 상임위원장을 먼저 선택하는 제도를 법제화하자”고 맞받았다. 국민의힘은 원 구성 협상 공전에 맞서 사안별 현안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띄워 대여 공세를 펼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원 구성 조율이 멈춰선 가운데 쟁점 법안들이 줄줄이 대기하면서 여야 간의 전선은 더 가팔라지고 있다. 가장 시급한 쟁점은 오는 24일 활동 시한 종료를 앞둔 ‘2차 종합특검(윤석열·김건희 특검) 연장법’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수사 기간을 30일 더 연장하고 인력을 확대하는 개정안을 20일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카드를 꺼내 들며 배수진을 쳤다. 국민의힘은 기존 특검 기간을 모두 합치면 수사 기간이 690일에 달한다며 “정치 보복용 특검이자 초호화 사무실 유지로 국민 혈세를 탕진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2차 검찰개혁’을 둘러싼 갈등의 골도 깊다. 민주당은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권을 경찰로 일원화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민주당 내부에서 민생 사건 수사 지연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성 지지층의 ‘검수완박’ 요구가 거세 지도부의 선택지가 넓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은 범죄 피해자 구제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소속 의원 110명 전원 명의로 ‘범죄 피해자 보호 3법’을 발의해 맞불을 놓은 상태다.
또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명하기 위한 ‘선관위 특검’을 놓고도 평행선이다. 민주당은 제3자 추천 방식을, 국민의힘은 야당 추천의 특검이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다.
이처럼 원 구성 교착에 특검법 연장, 검찰 수사권 폐지, 선관위 특검까지 대형 난제들이 겹겹이 쌓이면서 22대 국회 후반기는 시작부터 장기 파행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폭우와 재난, 경제 불안으로 민생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국회가 제 기능을 상실한 채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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