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종 이전 계획 철회 요구 잇따라
국힘 “박찬대 시장, 모든 역량 동원하라”
민주, 기본적 입장문만 내며 ‘수위 조절’
정의당·조국혁신당·진보당도 일제히 반발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부영송도타워에 입주한 재외동포청. /경인일보DB
정부의 ‘중앙행정기관 2차 세종 이전 계획’에 재외동포청이 포함된 것을 두고 여야 주요 정당 인천시당들이 이전을 반대하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야당인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이전 계획 발표 당일부터 연일 논평을 통해 정부와 인천시에 맹공을 퍼붓는 한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한 차례의 입장문만 내는 등 극명한 온도 차가 눈에 띈다.
국민의힘 인천시당 김동규 대변인은 16일 ‘재외동포청이 신 포도라 우기는 박찬대 시장, 현금 내주고 어음도 못 받으며 정신승리하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여우가 자신이 결국 따지 못한 포도가 신 포도였을 거라며 스스로 위안하는 내용의 ‘여우와 포도’ 이솝우화에 빗대 박찬대 인천시장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지난 13일 정부 발표 당일 이상구 수석대변인을 시작으로 봉성범 수석대변인, 이범석 원내대변인 등 이날까지 총 4차례 논평을 냈다.
김 대변인은 “재외동포청을 지키지 못할 상황에 놓이자 박 시장은 상주 인력이 157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확정되지도 않은) 교육문화센터와 인천바이오과학기술원 유치로 그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는 식의 궤변을 펼치고 있다”며 “재외동포청의 가치를 축소하면서, 정작 정부의 확약조차 받지 못한 사업으로 인천에 ‘채권’이 생긴 것처럼 포장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시장은 사다리를 놓아서라도 포도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각오로, 재외동포청 이전 계획의 철회와 인천 존치를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하라”고 했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이 지난 14일 오후 인천시청 앞 애뜰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재외동포청 이전 계획 철회를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경인일보DB
이와 비교해 민주당 인천시당은 세종 이전 계획이 발표된 다음날인 지난 14일 특정 대변인이 아닌 시당 차원의 입장문을 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재외동포청은 단순히 정부가 인천에 설치한 기관이 아닌, 인천시민과 재외동포사회가 함께 노력해 유치한 소중한 결실”이라며 “세종시를 행정의 중심으로 완성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정부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기관마다 설립 목적과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일률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재외동포청은 정부 부처 간 업무협의의 효율성뿐 아니라 재외동포의 접근성과 이용 편익도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에는 “재외동포청 세종 이전 계획을 재검토하고, 예정된 공청회에서 인천시민과 재외동포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달라. 그동안 추진해 온 인천 내 청사 확보 방안도 다시 살펴봐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국가균형발전도 중요하지만, 300만 인천시민이 함께 만들어 낸 성과와 지역의 역사적 가치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 재외동포청 서울 이전 논란이 불거지자, 더불어민주당 김교흥(오른쪽) 국회의원과 고남석 전 인천시당위원장이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인일보DB
16일 정의당·조국혁신당·진보당 인천시당도 일제히 재외동포청 관련 논평을 발표했다. 모두 정부의 재외동포청 세종 이전 방침에 강력히 반발하는 한편, 박 시장과 인천시가 더 적극적으로 재외동포청 이전 철회를 위해 나서야 한다는 내용이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진행되는 행정이 천편일률적이고 편의주의적인 방식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며 “인천시정부는 미온적인 태도를 버리고 재외동포청을 지킬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조국혁신당 인천시당은 “3년 전엔 인천이 최적지였는데, 이제는 세종이 낫다는 것을 정부가 먼저 증명하라”며 “인천시장은 정부 방침을 시민에게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다. 정부에 증명을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시민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책임 있게 쓰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진보당 인천시당은 “재외동포청의 업무 특성과 정책 수요자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이전을 반대한다”며 정부와 인천시에 재외동포청 인천 잔류, 동포사회와의 공식 협의 및 의견수렴 절차 등을 요구했다.
/김희연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