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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엔지니어 CEO'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피지컬 AI 정조준

그는 단독대표로 취임한 2020년,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이 생소하던 시기에 요일·시간대·기사 운행 패턴 등 30여 가지 변수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하는 'AI 배차 시스템'을 선제 도입했다. 현재는 AI 배차와 ETA...

'엔지니어 CEO'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피지컬 AI 정조준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사진 제공=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피지컬 AI(Physical AI)' 기반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발판 삼아 자율주행·로봇·주차 인프라를 잇는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7393억원, 영업이익 1155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류 대표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하며 8년째 회사를 이끌게 됐다. 같은 달 전사 임직원 대상 레터를 통해 피지컬 AI 비전을 공식화했다.

AI 배차·내비에 시작된 '기술 주권'

류 대표의 기술 중심 경영은 취임 초부터 일관됐다. 서울대 전산학과 출신인 그는 첫 직장 다날에서 세계 최초 휴대폰 결제 시스템을 개발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 경험에서 비롯된 '압도적 기술로 시장을 바꾼다'는 실용주의적 신념이 카카오모빌리티 기술 전략의 뿌리다.

그는 단독대표로 취임한 2020년,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이 생소하던 시기에 요일·시간대·기사 운행 패턴 등 30여 가지 변수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하는 'AI 배차 시스템'을 선제 도입했다. 현재는 AI 배차와 ETA(도착예정시간) 스코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배차 방식으로 진화했다. 카카오내비 역시 LTE 신호 패턴을 딥러닝으로 분석해 터널·지하차도 내 위치를 오차 없이 측정하는 실내 측위 기술을 2020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글로벌 빅테크가 한국 도로 환경에서 고전하는 사이 카카오모빌리티가 토종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지켜온 배경이다.

자율주행·로봇으로 확장한 피지컬 AI

류 대표는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이 자율주행 부문을 축소·매각하는 와중에도 투자를 이어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방대한 운행 데이터를 자체 학습·검증하는 'AI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경기도 성남시 판교·서울 강남·대구 등 전국 주요 도심에서 실증을 거쳤다. 인지부터 판단까지 AI가 전 과정을 수행하는 E2E(End-to-End)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내재화했다. 그 결과 회사는 올해 3월 서울시 자율주행자동차 여객 운송사업자로 선정돼 '강남 심야 서울자율차' 운영을 시작했다.

로봇 배송 서비스 '브링(BRING)'도 피지컬 AI 전략의 한 축이다. 이 서비스는 로보티즈와의 협업으로 국내 주요 프리미엄 호텔에 적용됐다. 그 결과 도입 초기 대비 가동률 8배 상승·배송 성공률 100%를 달성했다. QR 주문 시스템과 연동해 룸서비스 매출을 3배 이상 끌어올리며 '수익형 로봇 모델'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주차 인프라를 '피지컬 AI 허브'로

류 대표는 자율주행차와 배송 로봇이 머물고 정비하는 디지털 물리 거점 확보에도 주력해왔다. 우버가 최근 북미 주차 예약 앱 '스팟히어로'를 인수하며 거점 인프라 경쟁에 뛰어든 것과 달리 류 대표는 이보다 앞서 주차 시설의 미래 가치에 주목했다. 전국 주요 랜드마크 주차장을 디지털화하고 국내 최초 '로봇 발레 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미래형 주차 시스템의 실제 가동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피지컬 AI 선언을 카카오모빌리티가 플랫폼 기업의 틀을 넘어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으로 진화하는 신호탄으로 평가한다.

이같은 류 대표의 기술 경영 철학은 자사 성장에 그치지 않고 국내 모빌리티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됐다. 그는 2021년 'KM 자율주행 얼라이언스' 출범을 시작으로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등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서울경제진흥원·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오픈이노베이션에 참여해 신생 기업에 기술실증(PoC) 기회와 인프라도 제공했다. 서울시립대·성균관대·아주대 등과의 산학협력으로 미래 모빌리티 인재 양성에도 나서며 지난해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이 빠지기 쉬운 외형 성장의 함정을 벗어나 기술 주권과 실적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점이 고무적"이라며 "연임과 동시에 피지컬 AI라는 새 비전을 제시한 만큼 카카오모빌리티가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으로 진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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